부동산 신탁사들 몸집 불린다

한토신 등 정비사업 잇단 수주
도시재생 담당부서 대폭 강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대형 수주에 잇달아 성공한 부동산 신탁사들이 속속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034830)은 정비사업을 담당하는 도시재생사업본부를 기존 15명에서 2022년까지 35~40명까지 늘리기로 내부 계획을 잡았다. 올 들어 이미 6명을 신규 채용했다. 한국토지신탁과 신규 수주 순위 1, 2위를 다투는 한국자산신탁(123890)도 지난해 말 11명이던 도시재생사업본부에 3명을 더 채용해 14명으로 늘렸다.



중소형 신탁사들도 마찬가지로 채비에 나섰다. 무궁화신탁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도 도시정비팀이 없었지만 올해 6명을 신규 채용해 도시사업본부를 꾸렸다. 무궁화신탁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주한 재건축 사업은 없지만 본부를 꾸린 것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신탁사들이 본업인 신탁사업을 넘어서서 도시정비사업에 뛰어들고 인력확충까지 나선 것은 지난 2016년 3월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지 주민들이 각 가구 소유자 4분의 3이상의 동의를 얻어 신탁사에 땅을 신탁하면 신탁사가 시행자가 돼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일반 조합사업과는 달리 추진위나 조합을 설립할 필요가 없어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현재 신탁사가 재건축 사업 시행을 맡은 단지는 시범아파트(한국자산신탁), 공작아파트(KB부동산신탁), 흑석11구역(한국토지신탁), 한성아파트(코리아신탁) 등이 있다.

한편 신탁사들도 재건축 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수주 과열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올해 금융위원회가 신탁사 추가 인허가 방침을 밝히면서 기존 신탁사들이 물불 안 가린 ‘텃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탁사의 한 관계자는 “수주를 따내려 과장 마케팅은 기본이고 사업장의 재건축 성공 가능성 여부를 전혀 따지지 않고 일단 도전하고 보는 식”이라면서 “성공할 만한 사업을 수주해 신탁 방식 재건축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게 신탁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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