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만 5골을 폭발하며 득점 선두로 나선 케인과 4년 전 브라질 대회 득점왕인 로드리게스는 승부를 좌우할 만한 핵심 선수였다.
해리 케인/AFP=연합뉴스
하지만 둘의 맞대결은 로드리게스의 부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케인은 후반 12분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에게서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직접 나서 오른발 슛을 꽂아 넣으며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는 발판을 놨다.
그의 이번 대회 6번째 골이다. 팔로 감는 것도 모자라 눌러서 넘어뜨리기까지 한 산체스의 집중 견제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만들어낸 선제골이었다.
이 득점으로 케인은 로멜루 루카쿠(벨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이상 4골)에 한 골 차 앞선 득점 1위를 달리던 케인은 격차를 두 골로 벌리며 득점왕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갔다.
1939년 토미 로튼 이후 79년 만에 A매치 6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잉글랜드 선수로 이름을 남기는 뜻깊은 기록도 더 했다.
잉글랜드가 후반 추가시간 동점 골을 허용해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끌려가면서 키커로 나서야 하는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가장 부담스러운 첫 주자로 나선 그는 침착하게 성공하며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이어진 지긋지긋한 승부차기 징크스를 깨뜨리고 8강으로 가는 데 앞장섰다.
케인이 영광을 누리는 사이 로드리게스는 벤치도 아닌 관중석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대회 직전부터 종아리 부상에 시달린 그는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선발로 나섰으나 전반전에 조기 교체돼 우려를 낳았다.
교체 명단에서도 빠진 채 관중석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로드리게스는 케인의 골이 터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