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탑승을 앞둔 승객들이 4일 인천국제공항의 전광판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도 기내식 대란에 따라 대거 지연 출발했다. /연합뉴스
①샤프도앤코는 정말 공급 능력 있나…아시아나 “기내식 문제 아닌 배달과 포장의 문제”
이번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의 핵심은 하루 3,000식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저비용항공(LCC) 등과 거래하던 샤프도앤코가 아시아나의 성수기 수요인 최대 3만식 납품을 과연 감당할 수 있었냐는 데 있다. 만일 능력이 없는데도 아시아나의 3개월 단기 공급에 도전했다면 샤프도앤코가 욕심을 부렸고 아시아나는 샤프도앤코에 속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나 측은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샤프도앤코는 하루 2만식을 만들 수 있고 외부 케이터링 업체로부터도 추가 물량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거듭 항변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가 바로 이 부분”이라면서 “딜리버리(배달)와 패키징(포장) 문제로 이번 일이 벌어졌는데 언론에선 기내식 생산의 실패로 보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②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금난이 이번 사태 불렀나
결과론이지만 맞다. 아시아나가 2003년 이후 줄곧 거래한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관계를 단절하고 새로운 납품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에 30년간의 납품권을 보장한 것은 2016년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채권(BW) 인수의 반대급부다. 당초 아시아나는 LSG에게 BW를 인수하라고 요구했으나 LSG는 “직접 거래처인 아시아나도 아니고 어떻게 금호홀딩스 BW를 인수하느냐”며 거부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게이트고메코리아로 거래처를 바꾸기로 결정했고 이 회사의 모회사인 중국 하이난그룹은 금호홀딩스 BW 1,600억원을 인수한다. 이 때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낼 때다.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불렸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준비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1,600억원 BW가 발행된 것으로 업계는 본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그룹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해 BW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오랜 자금난으로 운영 자금이 떨어져 BW를 발행했다는 것이다.
③이번 주 내 정상화시키겠다는데…과연 가능할까
불가능해 보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기내식 대란은 갑-을-병-정 등으로 이어지는 하청·재하청 구조의 각 단계에서 동시에 탈이 나 발생했다. 갑은 을의 문제로 고객 서비스에 실패했는데 을은 병의 잘못으로 납품을 못했다고 주장한다. 병은 정에서 재료를 안 줘 업무 처리를 제대로 못했다고 호소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속한 정상화는 기적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또 기내식 배달과 기내 탑재에는 전문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3개월 임시 납품자인 샤프도앤코의 협력사들은 업무에 미숙하다. ‘숙련’은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이에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번 주내 정상화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