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원유수출 봉쇄를 회피하기 위해 농산물과 일용품 등을 이란 원유와 물물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인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원유수출을 줄여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는 원유와 농산물 등과 물물교환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이란 학생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정부 내에 물물교환을 담당할 실무기구를 설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2015년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한 미국은 이란과 거래한 제3국 기업·개인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재개하겠다며 각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 전면금수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 예산의 30% 가까이 원유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이란에게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치명적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이 재개되면 은행이 이란 은행과의 대금결제에 관여시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된다. 하지만 이란 원유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이란 은행과의 거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유럽 등의 금융기관들은 이란과의 거래를 꺼릴 수밖에 없다. 대신 물물교환 시 은행이 중간에 개입하지 않아도 돼 제재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이 원유와의 물물교환을 추진하는 이유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 유럽의 엄격한 경제제재를 받던 2012년에도 원유와 금괴 등의 물물교환을 통해 쌀과 홍차를 수입한 바 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