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과학기술포럼]"연구 실패한 과학자에 책임 묻지 말아야"

과학계 원로들의 조언
권숙일, 채영복, 조완규 전 장관 등 참석

‘제1회 세종과학기술포럼’의 종합토론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과학 르네상스’를 바라는 과학계 원로들의 진심 어린 조언도 이어졌다. 예상보다 열띤 토론으로 행사가 예정보다 30분 늦게 끝났지만 백발의 원로들도 대거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행사에는 권숙일 전 과학기술처 장관, 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김유항 아시아한림원연합회장, 박성현 전 한림원 원장 등 50여명의 과학계 원로 및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장호남 KAIST 명예교수(전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는 “지금까지 수백 편의 논문을 쓰고 세계 최초 발견 등 성과도 많이 냈지만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는지 의문”이라며 “과학계에서 세계 최초의 업적이 나오더라도 대접을 못 받는 경우가 많은데 국가 차원에서 성과를 잘 관리해야 과학계가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훈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노무현 정부의 과학기술 중심 정책,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등 정권마다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필요한 것은 결국 정책의 일관성”이라며 “연구가 실패하더라도 연구자가 아닌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연구현장에 있는 연구원들은 국가 연구개발 예산이 너무 근시안적으로 집행된다고 지적했다. 홍성유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장은 “기상청 산하 기관으로 한림원 학술상을 받는 등 나름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얼마 전 정부에 인력 증원을 요청했지만 9년짜리 한시적 연구기관에 왜 사람이 필요하냐는 소리를 들었다”며 “정부에서 이런 부분을 잘 챙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양철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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