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남북통일농구대회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을 마치고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관계자가 5일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미투 운동’과 관련해 “남조선 남자들은 왜 그러냐”고 지적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통일농구대회 방북단의 숙소인 고려호텔을 방문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했다.
환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 면담실 밖에서 조 장관과 김 부위원장을 기다리던 우리 측 기자들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느냐’고 묻자 북측 관계자는 “나는 북남관계만 한다”며 “조선말만 할 줄 알지 코 큰 나라(미국) 사람들 말은 모르니 묻지 마시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측 기자들에게 먼저 ‘미투 운동’ 이야기를 꺼내면서 “남조선 남자들은 왜 그러냐”고 묻기도 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문 대통령이 감기몸살로 인해 휴가를 낸 것과 관련해 “몸살이 나셨다는데 많이 안 좋으신 거냐” “왜 그렇게 되신 거냐”고 우리 측 기자들에게 물어왔다.
북한 당국자들은 평양을 방문한 우리 측 취재진의 편의를 대체로 보장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차량으로 평양 시내를 이동할 때 창밖 촬영을 금지했으나 이번에는 좋은 말로 말리는 데 그쳤다. 북측 관계자는 “예전에는 불비한 모습이 나갈 수 있어서 막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호텔 기자실은 물론 농구경기가 열린 류경정주영체육관에도 간이 프레스센터를 설치해 인터넷 이용 등이 가능했다. 정부지원단에는 고려호텔에 설치된 남측 상황실 주변까지 터지는 무전기와 손전화(휴대전화)가 제공됐다. 북측은 취재 편이를 위해 남북회담본부 상황실로 연결되는 직통전화와 서울로 연결되는 별도의 전화를 놔주기도 했다.
취재진이 서울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해본 결과 문제 없이 연결되고 통화 음질도 깨끗했다. 기자가 “평양 고려호텔에서 전화한다”며 “밥 잘 챙겨 먹고 아이들 잘 챙기라”고 하자 서울에 있는 기자의 가족은 “맛있는 거 사올 수 있으면 사오라”고 답했다.
/평양공동취재단·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