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지로 키운다" 러시아 가는 정의선

월드컵 특수 등 판매량 회복세
대통령 경제사절단 동행 대신
현지 공장·판매법인 점검나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는 러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러시아 현지로 향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인도로 가는 경제사절단에서 정 부회장이 빠진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판매 법인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생산량 증대와 판매 확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6일 8일간의 일정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출국한다. 이번 출장에서 정 부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 판매법인으로부터 판매 현황을 보고받는다. 아울러 하반기 러시아 시장의 마케팅 전략도 수립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1월 본격 가동한 현대차(005380) 러시아 공장은 연간 2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차종은 현대차의 크레타와 쏠라리스, 기아차(000270)의 리오 3종으로 모두 러시아 시장을 위한 전략 모델들이다. 시장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현지 판매량은 2014년 37만5,000대에서 2015년 32만여대, 2016년 29만여대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34만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회복 조짐이 뚜렷하다. 특히 현대차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기아차 리오는 지난해 9만6,689대가 판매돼 러시아 시장의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쏠라리스와 크레타 역시 각각 단일 모델 기준으로 판매량 4위와 5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조립 라인. /사진제공=현대차

올 들어서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6만1,99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많다. 월드컵 특수 효과로 하반기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전망이 더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 만큼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량이 2014년 기록을 넘어서 4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생산 능력치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러시아 시장 판매 2위, 3위 업체로 시장 성장률을 넘어서는 실적을 내고 있다”면서 “가동 8년 차를 맞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역시 판매 확대에 맞춰 증설 작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경기 관전과 더불어 월드컵 관련 행사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2018러시아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현대차를 대표해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를 축하하는 차원이다. 일각에서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함께 FIFA와 현대차 공동 마케팅 방안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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