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개장을 앞둔 터키 이스탄불 신공항에서 1단계 공사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스탄불=공항사진기자단
지난 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북서쪽으로 35㎞ 가량 떨어진 흑해 연안 아르나부트쾨이 지역. 이스탄불 시내에서 버스로 40분 가량 달려 아시아 대륙 끝자락인 이곳에 이르자 공항을 안내하는 파란색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현지에 파견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을 따라 비포장도로로 10여분을 더 달리자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이스탄불 신공항이 위용을 드러냈다.
이스탄불 신공항 건설·운영 업체인 IGA는 한국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신공항 건설 현장을 공개했다. 신공항은 오는 10월29일 개항을 앞두고 시설 점검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천국제공항 전체 면적의 3.4배에 이르는 부지(7,600만㎡)에는 관제탑, 터미널, 활주로 같은 핵심시설이 대부분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은 공터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최종 4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2035년이면 이스탄불 신공항은 터미널 2개와 활주로 6개를 갖춘 세계 최대 공항으로 거듭난다.
터키 정부는 2013년부터 시설 포화 문제를 겪고 있는 기존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을 대체할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민간자본으로 세워지는 신공항은 건설 이후 운영이 가장 큰 문제였다. IGA는 공항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컨설팅기업으로 창이공항, 뮌헨공항 등 세계 유수의 공항운영사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선정했다. 카드리 삼순루 IGA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은 성공적인 미래 공항의 표본”이라며 “개항 이후 인천국제공항이 쌓아온 운영 노하우와 전문성을 이스탄불 신공항에 접목시키기 위한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앞서 이라크 아르빌 공항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 건설에 컨설팅 업체로 참여했다. 하지만 인천공항보다 큰 초대형 공항 운영을 지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는 직원을 파견해 2020년 10월까지 5년 5개월 간 신공항 개항을 위한 종합 시운전부터 운영전략 수립, 신공항 개항 이후 공항 운영 및 상업시설 개발 등 공항 운영 전반에 걸쳐 공항 건설 및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공항에 인천공항의 DNA를 심은 셈이다. 실제 이날 찾은 신공항은 터미널 구성부터 여객 동선 등 곳곳에 지난 1월 개항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의 모습이 배어있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스탄불 신공항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앞으로 해외 신공항 건설 사업에서 인천공항이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인천공항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