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들이 ‘동덕인의 목소리로 더 큰 변화를!’ 이라고 적힌 종이피켓을 들고 총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총장직선제를 도입하자는 학생들의 외침에 학교가 끄떡도 않기에 자체 투표를 하고, 그 뜻을 이사회에 전달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의 약력은 물론 공약도 알려주지 않아 투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초부터 총장직선제 도입을 요구해 온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박종화씨는 9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총장 선출을 둘러싼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동덕여대 이사회는 제9대 총장을 이전처럼 임명 방식으로 뽑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박씨는 “학생 전체투표를 하려면 총장 선출 일정, 후보자의 약력과 공약 등이 필요해 학교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자칫 인기투표가 될 수 있다’며 거절했다”며 “후보자 정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투표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4년 전보다 총장 선출 일정이 한 달가량 늦춰졌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고 박씨는 지적했다. 박씨는 “학교가 총장 선출 공지를 올린 게 지난달 12일이고, 같은 달 26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는데 이때가 마침 방학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총장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며 학생 308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6.0%가 ‘현 총장 선출방식이 부당하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이사회가 학내 구성원을 대변할 수 없기 때문’(89.5%)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수 12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75.0%가 이사회의 총장 임명제가 ‘부당하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25.0%는 ‘잘 모르겠다’며 입장을 보류했다.
동덕여대는 다음 달 22일로 임기가 끝나는 김낙훈 총장의 후임을 10일 발표할 계획이다. 새 총장 공모에는 도수환 프랑스어과 교수·조성하 경제학과 교수·김명애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후보 의사를 밝혔다. 앞선 3일 열린 총장 후보 공개소견 발표회에는 교수 대표 4명, 직원 대표 2명, 학생대표 2명, 동문대표 1명으로 꾸려진 대학평의원회가 참여해 총장 후보자 3명의 발표를 듣고 작성한 심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동덕여대 이사회는 6일 총장 후보자를 상대로 면접을 진행했고, 이날 면접 점수와 평의원회가 제출한 심사표 점수 등을 합산한 결과를 토대로 신임 총장을 결정한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