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은폐하려 한 강민창 전 내무부 치안본부장이 지난 6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1933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강 전 본부장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안동사범학교를 중퇴하고 군에 입대했다. 이후 경찰에 입문해 1986년 1월 제10대 치안본부장으로 임명됐다.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중 고문 끝에 숨졌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강 전 본부장은 박 열사의 사인이 ‘목 부위 압박에 따른 질식사’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소견에도 언론에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고 발표하며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이 사인 은폐를 위해 부검의까지 회유하려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강 전 본부장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고, 1993년 유죄가 확정됐다.

한편 강 전 본부장의 장례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