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 얄궂은 브로맨스

'맨유 절친' 포그바-루카쿠
월드컵 4강서 운명의 대결
토트넘 요리스-베르통언
첼시 지루-아자르도 맞상대

둘도 없는 ‘절친’ 사이인 로멜루 루카쿠(위)와 폴 포그바. /EPA연합뉴스

프랑스 미드필더 폴 포그바(25)와 벨기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5)는 소문난 ‘브로맨스(brother+romance·사랑에 가까운 남성 간 진한 우정)’ 커플이다. 열다섯이던 루카쿠가 놀랄 만한 재능을 가진 미드필더가 있다는 얘기에 유튜브로 포그바의 영상을 찾아본 게 시작이었다. 훗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만난 둘은 그 자리에서 전화번호를 교환했고 이내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미국에서 같이 휴가를 보내며 농구를 즐기는가 하면 루카쿠가 디제잉한 음악에 포그바가 랩을 하며 논다. 에버턴 소속이던 루카쿠가 지난해 여름 포그바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둘의 관계는 더 깊어졌다. 포그바는 “언젠가 반드시 같은 팀에서 뛰게 될 거라는 예감이 진작에 들었다”고 했고 루카쿠도 “우승 트로피를 향해 함께 뛰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루카쿠는 “포그바의 기술과 시야를 본받고 싶다”고 말하고 포그바는 “루카쿠 같은 파워를 장착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훈훈함을 뿌리던 동료애는 잠시 접어둘 시간이다. 포그바와 루카쿠는 11일 오전3시(한국시각) 적으로 만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러시아월드컵 프랑스(세계랭킹 7위)와 벨기에(3위)의 4강전에서다. 절친한 친구에게 반드시 상처를 남겨야만 대망의 결승에 나갈 수 있다. EPL 역대 이적료 1·2위 간 맞대결이기도 하다. 포그바의 이적료는 9,325만파운드(약 1,381억원), 루카쿠의 이적료는 7,500만파운드(약 1,111억원)다.


포그바는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토트넘)가 인정하는 팀의 ‘진정한 리더’다. 라커룸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공식 인터뷰 때는 진지한 태도로 팀의 품격을 높인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체격만으로도 상대 수비진에 치명적인 위협인 루카쿠는 이번 대회 들어 세련된 드리블과 결정력, 넓은 시야까지 뽐내고 있다. 4골 1도움을 올린 그는 득점 2위(1위는 6골의 해리 케인)로 골든부트(득점왕)를 노리고 있다.

프랑스 수호신 요리스와 벨기에 수비수 얀 베르통언의 만남도 흥미롭다. 둘은 손흥민 소속팀이기도 한 토트넘의 동료 사이다. 골키퍼와 수비의 핵으로서 끊임없이 대화하는 사이인데 이번에는 양보 없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 베르통언은 수비수지만 공격 가담에 능하고 헤딩 득점도 익숙하다. 일본과의 16강에서는 0대2로 뒤진 후반에 골키퍼를 넘기는 절묘한 헤딩으로 귀중한 만회골을 넣기도 했다.

프랑스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와 벨기에 윙어 에당 아자르도 EPL 팀 동료다. 지루가 지난 1월 첼시로 옮기면서 첼시 간판 아자르와 한솥밥을 먹었다. 묘기에 가까운 ‘원더골’을 심심치 않게 넣는 지루는 터질 때가 됐다. 그는 앙투안 그리즈만(3골 1도움)과 킬리앙 음바페(3골)의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1도움을 기록 중이다. 2골 2도움을 올린 아자르는 케빈 더브라위너(1골 1도움)와 함께 벨기에 ‘황금세대’의 기둥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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