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국민 활력 잃어가는데 나라곳간만 호황

1~5월 국세수입 17조 풍년이지만
구조조정 대비 예산 낭비 줄여야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세수가 17조원 가량 더 걷혔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경기가 호황이라며 나랏돈을 더 풀겠다고 나서고 있다. 반면 세금 부담이 커진 기업과 국민들의 활력은 떨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올해 5월 국세수입은 30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4,000억원 늘었다. 1월부터 5월까지 누계 국세수입 역시 140조7,000억원으로 16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힌 비율을 의미하는 세수 진도율은 52.5% 기록, 50%를 넘어섰다.

세목별로 보면 5월 소득세 수입(11조5,000억원)은 1조6,000억원 늘었고 법인세 수입(14조6,000억원)은 무려 10조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세입 여건 개선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고용 상황과 대외 통상 여건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제조업 침체로 내년에는 세수 호조 흐름이 이어지기 어렵다고 본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내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수출 기업의 세수 공헌이 올해만큼 이뤄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산업 구조조정과 고령화 등을 대비해 예산 지출의 낭비 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4분기 179개 유가증권 상장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 말 52조1,657억원에서 최근 46조8,294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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