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한창 척추관절센터장이 무릎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도인운동요법을 시술하고 있다.
“퇴행성 무릎·어깨 관절염 환자의 염증을 줄이는 소염 효과는 약침보다 스테로이드 주사제가 좋습니다. 하지만 염증이 생기는 원인까지 해결해주진 못합니다. 일시적 효과만 낼 뿐이죠”
자생한방병원 한창 척추관절센터장은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들을 치료해보면 한의사가 침과 손을 써서 환자의 굳어진 근육·관절 등을 풀어주고 혈액·체액 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줄여 기능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 도인운동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 센터장에 따르면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관절이 아픈 분들은 근육이 딱딱하고 회복 기능과 움직임이 매우 떨어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근육은 전기적 신호에 따라 수축·이완되는 데 전기적 신호를 받아들이는 메커니즘이 깨지면 굳어져서 운동범위가 제한된다.
이걸 풀어주려면 마사지·도수치료만으로는 안 되고 굳어진 포인트에 침을 놓고 도인운동요법 처럼 손을 쓰는 수기(手技)요법을 써야 한다. 보통 반나절이나 근육회복 기능이 많이 떨어진 노인은 2~3일가량 치료 부위가 아플 수 있다.
한 센터장은 “무리한 마사지는 정상적인 근육까지 손상시키고 자주 받다 보면 침을 놓는 경락을 자극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않게 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또 “한번 손상된 무릎 관절 연골판은 무슨 수를 써도 붙지 않는다”며 “찢어진 연골판을 꿰매면 다시 찢어지고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질 수 있다. 관절경으로 무릎 관절에 구멍을 뚫고 수술하는 과정에 근육이 손상되고 관절이 주저앉아 퇴행이 빨리 올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파열된 경우 등에는 정형외과에 가서 빨리 재건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부위와 방법은 염증·통증의 원인이 무릎 주변 근육·인대의 문제인지, 발목·무릎이 흔들려서 그런 건지, 구부정한 허리·허리통증 때문에 다리가 휘고 무릎까지 손상된 것인지, 엉덩관절(고관절) 등 근육에 문제가 생겨 그런 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연골이 얇아지고 뼈가 변형돼 관절 주변의 힘줄·인대가 손상된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관절의 운동범위가 제한되고 심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염증이 심한 경우 소염작용과 함께 정체된 관절 주변 근육 등의 순환력과 재생을 돕는 약침을 쓴다.
경희대 한방병원에서는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통증을 잡는 데 천연항생제인 봉독(벌의 독) 약침을 쓴다. 뼈·근육·인대 등이 비틀려진 경우 추나요법을 쓰고 어혈을 풀어주는 첩약 등을 처방한다. 침과 전기침, 몸 안에서 녹는 약실을 근섬유에 넣어줘 근력을 강화하는 매선요법을 쓰기도 한다.
이재동 경희대 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은 “봉독 약침은 무릎 퇴행성·류머티즘 관절염 모두에 효과가 있다”며 “항염작용을 하는 뜸도 아픈 부위를 따뜻하게 해 기혈 순환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무릎 관절의 염증을 줄여주고 손상된 근육·인대 회복을 돕는 관절낭 약침 주사.
한방에서도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는 중력을 덜 받는 물 속에서 걷는 운동을 통해 관절을 계속 부드럽게 움직여줄 것을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절이 잠기고 굳어져 증상이 악화돼 결국 못 쓰게 된다.
다만 이 센터장은 “평소 소화장애가 심하거나 손발이 차고 몸이 마른 편이라면 물속 걷기보다는 역량에 맞게 평지 걷기,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걸을 때는 엉덩이·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도록 배를 등쪽으로 당기는 게 좋다. 계단을 내려갈 때는 무릎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고 산행 때는 스틱을 이용해 하중의 일부를 손 쪽으로 나눠주는 것이 좋다.
이 센터장은 “계단 오르기 같은 하체운동은 한의학적으로 상기된 기운이 하체로 내려가도록 하고 잘못된 자세, 스트레스 등으로 뻐근해진 목 뒷 부분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호르몬이 분비되는 밤에 잠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특히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급감하는 갱년기와 퇴행성 관절염이 같이 온 여성은 호르몬이 분비되는 밤 10시, 늦어도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잠을 자는 것이 호르몬 보충에 도움이 된다”며 질 높은 수면을 위해 조명은 완전히 끄고 저녁엔 커피·녹차 등 카페인 음료를 자제할 것을 권했다.
중·노년층은 근육량이 연간 1%가량씩 줄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 비중을 높여야 관절염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단백질이 많은 두부·콩·살코기·생선·계란·우유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 센터장도 “연골판은 회복이 안 되지만 주변 근육·인대는 회복 가능하므로 단백질 섭취 비중을 늘리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관절염,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장마철이 고통스럽다. 이 센터장은 “몸의 습기를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율무·호박·팥이나 계피·생강·인삼 등을 차로 달여 마시면 관절통 등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산수유 차도 하체 근력을 강화하고 피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