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주력업종 정밀진단 ⑥석유화학] 이젠 도전자 돼버린 韓 전기차 배터리

中 탄탄한 내수·보조금으로 성장
CATL, 올 출하량·점유율 1위 전망
전지기술 격차도 1년으로 좁혀져


국내 화학 기업들은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왔지만 이제는 탄탄한 내수시장의 성장 속에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을 뒤쫓는 입장이 돼버렸다.


10일 SNE리서치는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가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올해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과 시장점유율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세계 최대의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에 독점 공급하며 수년째 업계 수위를 차지했던 파나소닉은 지난 2016년 비야디(BYD)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또다시 중국 기업에 1위 자리를 비켜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인 LG화학(051910)도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 들어 5월까지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2.1GWh로 지난해(1.5GWh)보다 50% 가까이 늘었지만 CATL(4.3GWh)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기업의 급성장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내수시장으로 보유한데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실제 2016년 중국의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33만여대로 미국의 두 배가 넘을 정도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전기차 구입자금의 절반 가까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외국 기업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 기업이 정부가 주는 과실만 따 먹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도 우리 기업 못지않게 키워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때 리튬인산철 배터리만 생산해 기술력이 3~4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중국이지만 이제는 격차가 1년 가까이로 좁혀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016년 기준 한국과 중국의 전지기술 격차가 1.4년에 불과할 정도로 좁혀져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특히 중국은 풍부한 자원을 통해 배터리 핵심소재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밸류체인과 배터리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만큼 국내 기업과의 경쟁에서 오히려 유리하다는 견해도 많다.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최근 국내는 물론 글로벌 배터리 연구인력이 대거 중국 기업으로 옮겨가면서 기술력에서도 별 차이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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