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린 폭우로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부실 대응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가 11일 처음으로 피해 지역을 찾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자위대 헬기를 타고 지난 5~8일 집중호우 피해가 이어진 오카야마현의 하천 범람 현장과 침수지역 등을 둘러봤다.

총리관저는 아베 총리가 헬기 안에서 피해지역을 바라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사진에는 “오카야마 피해지역으로 가고 있다”며 “산사태, 하천 범람 등 피해의 심각함을 새삼 실감한다”는 ‘아베 총리의 메시지’도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헬기에 동승한 이바라키 류타 오카야마현 지사로부터 현지 상황에 관해 설명을 듣는가 하면 “응급대책에 임하는 여러분, 피해자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현장 주의’로 조기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구라시키시의 한 대피시설을 찾아 이곳에 머무는 주민들을 만나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 “지원을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88세 여성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하자 가설주택 건설 방안을 거론하며 지원을 재차 약속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13일, 15일에도 피해지역인 히로시마, 에히메현을 방문하는 일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폭우가 시작된 지난 5일 밤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숙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과 관련해선 여전히 쓴소리가 이어졌다. SNS에 올려진 아베 총리의 자위대 헬기 탑승 사진에는 일반인으로부터 “(방문이) 좀 늦지 않았느냐”면서 “연회(술자리) 사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당시 기상청은 몇번이나 최대급 경계를 강조했다”는 질책성 글이 달렸다. 아베 총리의 현장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글도 있었지만 “지금와서 현장주의냐”고 되묻는 글도 이어졌다.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 국회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의 술자리와 관련, “폭우 같은 큰 재해가 예상될 때는 가능한 한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번 일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며 “장기 집권의 늪에 빠져 해이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참의원 내각위원회에는 이시이 게이이치 국토교통상이 6시간 동안 출석한 것을 두고 야당 측에선 “폭우 수습보다 정부가 신경 쓰는 안건인 카지노 법안 심의를 우선하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피해자가 많았던 구라시키시 마비초에선 지난 7일 새벽 대피 지시가 둑이 무너진 것이 처음으로 확인되기 4분 전에 내려졌다고 도쿄신문은 지적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