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허용 여부 선고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연합뉴스
대법원이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된 병역거부자에게 직권으로 보석허가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의 병역법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처음 내려진 보석허가 결정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6일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모(23)씨에게 직권으로 보석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205건의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 피고인 중 유일하게 구속됐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8일 종교적 병역거부자 등의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이 어긋난다고 판단해 2019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런 결정 등으로 대법원은 김씨에 대한 보석허가를 직권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 자체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지만, 종교적 병역거부자 등에게 형사처벌을 받는 대신 대체 복무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판결 이후 병무청이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입영을 연기해주는 등 사회 전반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법원 판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대법원은 8월 30일 종교적 병역거부사건 두 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열 계획이어서 판결 변경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김씨는 지난해 5월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