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경제스타 DB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사자’가 갑작스러운 제작 중단 사태로 위기를 맞았다.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와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임금 지불 여부를 두고 팽팽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 측의 갈등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드라마 ‘사자’가 제작 중단 논란에 휩싸였다. ‘사자’의 제작사인 빅토리콘텐츠가 촬영 중 스태프 임금 미지급 사태를 여러 번 냈고, 장비 대여료와 섭외 비용 등의 지원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장태유 PD는 사비를 들여 촬영을 진행하다 결국 잠적했고 ‘사자’는 5월 이후 지금까지 촬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빅토리콘텐츠는 공식입장을 통해 “임금 미지급이 제작중단의 원인이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이미 주연 배우 출연료,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한 상태”라며 “장태유 감독이 제작 과정에서 당초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왔고, 5월 8일 경에는 작가교체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주지 않을 시 사퇴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태프들이 단체로 사표를 내고 ‘사자’ 제작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내용 또한 당사에 전달된 바가 없다”며 “장태유 감독과 그의 스태프를 제외한 연출부는 촬영재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태유 PD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빅토리콘텐츠의 공식입장이 공개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히며 제작사의 주장에 전면 반박했다.
장태유 PD는 “빅토리콘텐츠가 발표한 공식입장문의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어 글을 올리게 됐다”며 “저를 포함해서 스태프들의 임금, 용역비 등이 아직까지도 미지급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장태유 PD는 스태프들의 임금 지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촬영팀의 3개월 치 임금을 대신 지급하며 촬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빅토리콘텐츠는 연출자와 합의도 하지 않은 채 세트의 핵심 부분 도면을 삭제하는 등 일방적인 태도를 보인 뒤 장태유 PD가 예산을 초과하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빅토리콘텐츠가 지정한 작가팀은 장태유 PD와의 회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본을 집필했고 결국 장태유 PD는 현재의 대본집필 방식과 제작방식으로는 ‘사자’를 연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태유 PD는 “수 억 원에 이르는 미지급금 요청 내용증명을 보냈음에도 빅토리콘텐츠는 아무런 공식대응이 없었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어 병원을 찾았고 지금은 많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제작사의 임금 미지급으로 인해 스태프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빅토리콘텐츠가 또 다시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사자’에 참여했던 스태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바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사자’는 ‘별에서 온 그대’로 흥행에 성공했던 장태유 PD 연출과 배우 박해진, 나나, 곽시양 등의 출연으로 올해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던 작품이다. 사전제작 드라마인 만큼 이전부터 촬영 과정이 공개되며 관심을 모았고 박해진은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에서 ‘사자’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임금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논란이 불거지면서 촬영 재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작품을 손꼽아 기다렸던 대중들의 실망감만 높아지고 있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