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아래)가 11일 러시아월드컵 4강전 막판에 지나친 시간 끌기 플레이로 주심에게 경고를 받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펜타프레스연합뉴스
프랑스 대표팀의 신형 엔진 킬리안 음바페(20·파리 생제르맹). 그는 가장 축복받아야 마땅한 날에 전 세계적으로 ‘안티팬’을 양산했다.
이번 대회 3골을 터뜨린 음바페는 11일(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치른 2018러시아월드컵 4강 벨기에전에서도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로 팀의 1골 차 승리에 힘을 보탰다. 문제가 된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프랑스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너나 할 것 없이 시간을 끌어보려 노력했다. 음바페의 노력은 도를 넘었다. 상대 스로인 상황에서 공을 집어든 음바페는 벨기에에 주는 척하다가 그라운드 안으로 던져 넣더니 드리블까지 했다. 보다 못한 벨기에 선수가 음바페를 넘어뜨렸고 누웠다 일어난 음바페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기가 재개되기까지 음바페는 약 30초의 시간을 흘려보낸 셈이었다. 동점골을 막으려는 필사적인 행동이었지만 비매너 플레이로 지탄받기 충분했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의 새로운 왕’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이날 막판에 보인 실망스러운 태도 탓에 팬들의 공분도 함께 사고 있다. 일부 팬들은 평범한 파울에도 ‘할리우드 액션’으로 일관한 브라질의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와 함께 음바페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소속팀 동료 네이마르한테서 배운 매너냐” “네이마르를 좀 멀리하는 게 좋겠다” 등의 반응이 소셜미디어를 뒤덮고 있다. 음바페의 인스타그램에도 “역겨운 플레이였다” “최악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음바페는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벨기에 선수들을 불쾌하게 했다면 사과한다”면서도 “어쨌든 나는 결승에 나갔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한편 결정적인 순간 프랑스의 파울을 지적하지 않은 주심의 판정도 뒷말을 낳고 있다. 후반 34분께 벨기에의 에덴 아자르가 페널티박스 부근 왼쪽에서 뒤로 돌아서려는 순간 프랑스의 올리비에 지루가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파울이 분명해 보였지만 주심은 계속 경기를 진행했다. 귀중한 직접 프리킥 기회를 놓친 벨기에는 끝내 동점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