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노미터(㎚) 수준의 영상까지 살필 수 있는 차세대 현미경의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박인용 광전자융합장비팀 선임연구원팀이 자체 설계한 이온원(ion source) 장치를 활용해 3원자 탐침에서 이온빔을 만들어냈다고 11일 밝혔다. 이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현미경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으며 기존 장비에서도 훨씬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이온빔을 생성할 수 있게 됐다.

이온빔은 이온으로 된 빔 형태의 입자로 차세대 현미경인 헬륨이온현미경은 이온빔을 광원으로 사용한다. 헬륨이온현미경은 ㎚ 수준의 영상까지 살필 수 있으며 전자현미경으로 불가능한 10㎚ 이하 정밀가공까지 가능하다. 이온원의 정교한 설계가 핵심으로 이온원 탐침을 첨예하게 만들어 이온빔이 방출되는 면적을 극도로 좁혀야 더 밝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정교한 탐침의 비결은 끝 부분에 원자 개수를 최소한으로 남겨두는 데 있다. 현재는 원자 3개 수준의 탐침 기술이 최신으로 소수의 외국기업만 기술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탐침이 진공환경에 설치되기 전 공기에 노출되면 탐침 재료인 텅스텐 표면에 산화막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탐침 온도를 높이는 열처리 클리닝 과정을 거쳐 산화막을 없앴으나 KRISS 연구팀은 산화막을 제거하지 않고 역발상으로 활용해 3원자 탐침을 개발했다. 박인용 선임연구원은 “탐침의 원자 수를 1개로 줄여 세 배 이상 밝은 탐침을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