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미국 월마트가 자회사인 일본의 대표 슈퍼마켓 체인 ‘세이유’를 매각하기로 하고 유통기업 및 투자펀드 등을 상대로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이유 매각은 월마트의 일본 시장 철수를 의미한다.
매각가는 3,000억~5,000억엔(약 3조~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대형 소매업체와 종합상사 등이 인수후보로 오르내리지만 자금이 풍부해 투자 여력이 큰 투자펀드들도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세이유 매각이 지난 2016년 유니그룹홀딩스와 패밀리마트 통합 이래 잠잠했던 일본 유통업계의 대대적인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이유는 옛 세이부그룹이 1956년 설립한 ‘세이부스토어’가 모체인 슈퍼체인으로 불량채권 문제와 경영실적 저하로 2002년 월마트와 자본제휴를 체결했다. 월마트는 2008년 세이유를 완전 자회사화했다. 5월 기준 세이유는 일본 내에 335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월마트가 일본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것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오프라인 시장의 구조조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시장 여건 악화로 월마트는 2016년에 일본 시장에서 2억엔 넘는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데 그쳤다. 이미 외국계 슈퍼 가운데 프랑스 카르푸(2005년)와 영국 테스코(2013년)가 시장 여건 악화를 이유로 일본 시장을 떠났다.
온라인쇼핑몰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마트는 기존 대형 소매업체는 물론 아마존닷컴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 격화에 대비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며 세이유 매각도 이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월마트는 특히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2016년 미 통신판매 업체 제트닷컴을 30억달러에, 올해는 160억달러를 들여 인도 최대 인터넷통판 업체 플립카트를 사들이는 등 미국과 인도 등을 전략시장으로 정해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면 브라질과 영국 사업은 축소했으며 일본에서는 1월 온라인유통사 라쿠텐과 손잡고 아마존에 대항해왔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