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서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내 일부 호텔이나 식당이 미국이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것에 반발해 미국인들에게 추가로 25%의 요금을 받겠다고 밝혔다. 중국 광둥성 선전의 모던클래식호텔그룹은 미국이 대중 관세를 매긴 만큼 미국인들에게 25%의 추가 요금을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호텔의 대변인 양모씨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끝없는 관세부과에 화가 나 사장이 이처럼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의 왕쥔 부주임은 미국의 강경한 무역정책이 파급되면서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팔로워 2,700만명을 거느린 ‘츠스쑤스(Cishisushi)’라는 이름의 파워블로거는 “지금부터 우리 식당에서 미국인을 접대하기를 원한다면 25%를 더 내야한다”면서 “불만이 있다면 미국 대사관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에는 후난 요리를 서비스하는 한 식당이 “미국인들은 25%를 더 내야 한다”고 써 붙인 공고문 사진이 전파되고 있다.

왕 부주임은 미국 고객들에게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이는 중국의 서비스산업 발전은 물론 미중 분쟁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중에 영합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중국인들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중국인들의 성숙한 의식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설치 이후 한국과의 갈등 사례와 현재 미국과의 갈등 사례를 비교하기도 했다.

중국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타협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관영매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비난을 삼갈 것을 지시하는 ‘보도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는 무역갈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인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