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 추세를 보이던 가계부채 연체액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금리까지 뛰면서 연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이용이 많은 보험사나 카드사 등 2금융권의 연체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역대 최악의 고용난과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자영업자의 붕괴로 인해 부실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15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은행 등 5개 금융업권의 가계대출 연체 현황을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부채 연체금액은 1년 전보다 2,280억원 늘어난 6조5,280억원으로 집계됐다. 5개 업권의 연체액(3월 말 기준)은 2015년 10조7,000억원, 2014년 8조8,000억원, 2016년 7조원, 지난해 6조3,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증가로 반전했다. 주목할 것은 보험사와 여신전문사 등 제2금융권의 변화다. 보험사의 연체액 증가율은 20.2%, 여신전문사는 16.5%에 달했다. 은행(1.2%), 저축은행(1.0%), 상호금융(0.8%) 등보다 월등히 높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힘들어진 서민들이 이자가 높은 카드사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들 금융기관의 연체가 늘고 있는 것은 그냥 지나칠 흐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 부채 보유 가구의 이자지급액은 평균 402만5,000원에서 496만6,000원으로 평균 94만1,000원 늘어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자영업 가구의 이자지급액 증가분은 122만2,000원으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연평균 이자지급액 증가분은 하위 20%인 1분위의 경우 5.8%포인트나 늘었다. 금리 인상으로 자영업자나 저소득층 가구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이다.

제 의원은 “복지 기반이 약한 가운데 서민들의 소득이 실질적으로 늘지 않고 금리까지 오르다 보니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범부처 차원에서 근본적인 가계부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