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체제 출범한 LG유플러스.. '전략통'만의 색깔 보여줄까

5G 서비스, 케이블방송 인수 등 현안 산적
'재무통' 권영수 부회장과 다른 '전략통'만의 색깔 보여줄 듯
SKT 신규 LTE 요금제에 대한 대응이 첫 시험대

하현회 LG 대표이사 부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LG유플러스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권욱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하현회(사진) ㈜LG 부회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며 체제를 정비한다. 5G 서비스 문제를 비롯해 유료방송사업자 인수 문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하 신임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하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임 권영수 부회장은 ㈜LG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구광모 회장과 함께 LG그룹 경영을 총괄하게 된다. 하 부회장은 이날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열린 이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경영 방향 등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 부회장은 지난 1985년 LG금속에 입사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부문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으며 ㈜LG 시너지 팀장을 거치는 등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친 권 부회장이 ‘재무통’이라는 점에서 LG유플러스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5G 상용화다. 권 부회장이 지난달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에서 “5G에 화웨이 장비를 쓰겠다”고 공언한 만큼 노키아, 삼성전자 외에 화웨이 장비 또한 LG유플러스 5G 망에 도입될 전망이다. 화웨이 장비는 경쟁사 대비 30% 가량 저렴한데다 기술력도 석달 가량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3등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국내외적인 반발이다. 지난해 ‘사드 갈등’의 여파로 중국 장비 도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경쟁 격화로 국익까지 고려해야 하는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ADT캡스 인수와 같이 5G 서비스 모델 발굴에 적극적인 SK텔레콤(017670)이나 국내 최대 유선망 사업자로 다양한 ICT 서비스를 제공 중인 KT(030200)와 달리 5G와 관련한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것 또한 숙제다.

CJ헬로·씨엔엠·티브로드 등 케이블방송 사업자 인수 문제도 주요 과제다. KT의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지난달 일몰되면서 IPTV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케이블방송 사업자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상위 케이블방송 사업자 중 한 곳만 인수해도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가입자 기준 2위 사업자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시장구도가 ‘위기이자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 체제에서 LG유플러스가 10% 가량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후임자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나올 SK텔레콤의 신규 LTE 요금제에 대한 LG유플러스의 대응이 하 부회장이 맞닥뜨릴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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