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무역분쟁은 변수 아닌 상수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현재 증시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국내 기업의 이익개선 여부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을 상수로 볼 필요가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역자유화의 피해가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양보가 없는 한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될수록 미국도 이에 따른 피해가 나타날 것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타운송장비(비행기)와 자동차는 최적의 무역보복 품목으로 고용규모(170만명)가 큰데다 중국에 대체품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트럼프는 지지율 추세에 맞춰 분쟁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는 경제 측면에서 중국의 ‘제조업 2025’ 정책이 초래할 차세대 성장산업에서의 중국의 경쟁력 강화를 제어할 필요가 있고 핵심 쟁점(지적재산권 보호 문제 등)에 대해서도 중국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교·군사 측면(남중국·북한 문제 포함)에서도 지속적인 압력을 행사할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G2 간 패권 다툼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국내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OECD 한국 복합선행지수(CLI)는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미국의 5월 산업생산은 확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중국 경기도 안정적이다. 우리나라의 6월 수출부진은 조업일수 감소와 선박수출 급등락 때문이며 아직 수출 선행지표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최근 발표된 한국의 취업자 수는 5월 7만2,000명, 6월 10만6,000명 증가에 그쳐 약화하고 있다. 2018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9%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취업자 수 부진은 다소 이례적이다.

따라서 최근 경제 및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요 이슈들은 추가적인 불안 요인과 함께 완화 또는 개선될 가능성도 동시에 존재한다. 주식시장은 이미 미중 무역분쟁을 일정수준 반영하고 있지만 추가 분쟁확대에 따른 위험도 있다. 국내 경기도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둔화 우려에도 G2 경기는 양호하며 국내 소비도 부진하지만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른 개선 가능성도 있다. 결국 투자심리와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주식시장은 일정 수준의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 선행 PBR 0.9배를 하회하는 2,200포인트 근처는 매도보다 매수 관점의 접근을, 선행 PBR 1.0배를 상회하는 2,500포인트 근처는 매수보다 매도 영역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공포가 높아질 때마다 주식 비중을 높여가고 안도 랠리가 펼쳐지는 경우 비중을 낮추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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