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뻥튀기...'바이오 거품' 주범 된 코스닥 벤처펀드

하락장에 공모주로 자금 몰리며
바이오벤처 공모가 끌어올렸지만
상장 직후 반짝 상승-급락 반복
상반기 상장 바이오 종목 8개
주가 하락률 평균 33% 달해
코스닥 벤처펀드도 줄줄이 손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 종목들이 코스닥 벤처펀드의 영향에 웃다가 울기를 반복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에 기관들이 대거 몰리며 공모가를 대폭 끌어올리며 반짝 상승했다가 거품론이 커지면서 상장 후에는 결국 급락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으로 탄생한 코스닥 벤처펀드가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제노레이(122310)·아이큐어·올릭스가 포함됐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모두 상장 이후 반짝 상승하다가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공모주 투자가 쉽지 않은 개인의 입장에서 상장 첫날 투자에 뛰어들었다면 낭패를 봤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지나치게 올려놓은 공모가가 시장 왜곡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은 공모주에 투자할 때 기관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며 “높은 기관 경쟁률에 개인들이 코스닥 입성 이후 해당 종목 투자에 뛰어들어 단기 상승폭은 크지만 이후 기관이 매도로 태세를 전환해 하락폭 또한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투자한 공모주의 수익률이 빠지면서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도 부진한 상황이다.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 12개 가운데 출시 이후 이달 13일까지 수익을 낸 상품은 에셋원자산운용의 ‘에셋원 공모주 코스닥 벤처기업(4.09%)’ 단 하나에 그쳤다. 설정액이 가장 많은 KTB자산운용 ‘KTB코스닥벤처’의 수익률은 -3.46%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모형 펀드도 줄줄이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해 하반기 IPO를 앞둔 바이오 기업들의 시장 평가에 우울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 한국유니온제약·하나제약·아벨리노랩·에스바이오메딕스 등 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증시 상장에 도전 중이지만 최근 금융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사 등 회계기준을 중심으로 바이오 종목에 대한 기업 평가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어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의 삼성바이오 조사 결과가 발표된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아이큐어는 상장일 하루를 제외하고 18일까지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지며 얼어붙은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실감하고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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