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전망 낮추면서 성장동력 못내놓은 정부

정부가 극히 비관적인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3%에서 2.9%로 낮추고 취업자 증가폭도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크게 줄였다. 설비투자는 1.5%에 머무르고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증가율마저 5%대로 추락한다고 봤다. 투자든 소비든 어느 것 하나 하향 조정되지 않은 거시경제지표가 없을 정도다. 한마디로 충격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줄곧 3% 성장을 장담했던 정부가 사실상 경기 하강 국면을 인정한 것은 그만큼 대내외 경제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11조원을 포함해 무려 17조원을 쏟아부은 ‘일자리 정부’의 고용목표가 반토막 난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정부가 지난 1년간 밀어붙인 소득주도 성장이 내수진작과 고용·투자 활성화는커녕 최악의 고용절벽 사태를 초래한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인구구조 요인이나 자영업의 과당경쟁 탓이라며 강변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전망을 줄줄이 낮추면서도 뚜렷한 처방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규제 샌드박스 입법, 의료 서비스 활성화 등 실현 가능성이 낮은 재탕삼탕 방안 일색이다. 혁신성장은 검토과제로만 제시됐고 내수 활성화도 노후 경유차 교체에 따른 세제 지원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마저 정부 내 토론과 공론화를 거쳐 만들겠다니 부지하세월이다. 기존 정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나 투자와 소비심리를 되살릴 만한 담대한 성장전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현장의 목소리는 매우 엄중하고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현 경제팀이 이런 위기의식을 공유한다면 민간의 활력을 북돋우고 경제 전반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파해 신산업에서 일자리 붐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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