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엘리야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경스타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은정 기자
이엘리야의 로맨스를 언제 한 번 마음 편하게 본 적 있었던가….
‘쌈 마이웨이’에서 민폐로 불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1년여 만에 그녀의 로맨스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상대가 연기 달인 류덕환이니 임자도 제대로 만났다. 떡을 던지면 딱 하고 받아먹는 찰떡같은 호흡은 ‘미스 함무라비’의 톡톡 튀는 활력소가 됐다.
이엘리야는 “사랑받는 여자가 된다는건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이야기는 작품세계를 넘어 뮤지컬로까지 흘렀다. 그리고 그는 ‘지킬앤하이드’의 루시를 앞세워 입체적 인물을 연기하고자 하는 자신의 ‘이상향’을 전했다.
Q 처음으로 작품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사랑받는 여자가 된다는건 행복한 일이에요.(웃음) 사람의 마음을 얻고 사랑받고 시청자께 좋은 이야기와 좋은 이미지를 드릴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었어요. 배우로서 생각하면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는) 저도 좋죠. 아직 그런 모습은 보여드리지 않았거든요. 기회가 되면 밝고 약간은 엉뚱함을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Q 류덕환과의 호흡은, 상대역으로는 어떤 배우였나.
훌륭해요. 정말 덕환오빠를 보면 ‘이 사람은 평생 배우를 할 사람이구나’ 싶어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아도 연기를 할 것 같아요. 열정과 사랑이 대단한, 아주 훌륭한 배우에요. 연기하는걸 봐도 생동감 있게, 살아있어 보이지 않나요? 그 배우가 캐릭터에 다가가는 방법이나 생각하는 마음,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 모두 살아있기에 보는 이들도 입체적이고 실재하는 인물로 느끼게 된다고 생각해요.
상대역으로도 너무나 좋았어요. 재미있고 젠틀하고 배려심도 깊고. 저를 정말 이도연으로 바라보며 아껴주셨거든요. 외롭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었죠. 애드리브도 대사인지 애드리브인지 몰라요. 저는 리액션만 잘 맞춰도 됐죠. (숟가락까지 떠주는구나) 그렇죠. 저는 맛있게 먹으면 되더라고요. 그 먹는것도 더 경험해야 맛있게 먹겠지만. 덕환오빠와 제가 서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했던 것 같아요.
Q 시즌2 이야기도 나온다. 류덕환과의 본격적인 연애담도 기대할만 한데.
그건 모르는거죠. 이야기란 만들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제 캐릭터는 지금 이도연의 성격과 가치관을 그대로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가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 저조차도 궁금하거든요.
배우 이엘리야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경스타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은정 기자
Q 배우를 시작한 계기가 독특하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대학 가서 시작했어요. 어릴적부터 발레와 음악을 꾸준히 하다보니 뮤지컬을 하고 싶었어요. 뮤지컬을 하려면 연기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학에 입학했죠. 대학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연기라는게 뭘까’ 고민하면서 그때부터 연기 공부를 했어요. 배우는 연기를 하다보니 사람들이 저를 배우로 부르며 자연스럽게 된거지 처음부터 ‘배우가 되겠어’ 했던건 아니었어요.
Q 뮤지컬 오디션은 봤었나.
이제 봐야죠. 보고 싶어요. (드라마에서 많이 부를텐데) 그것과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별개에요. 뮤지컬, 무대연기를 해야죠. 항상 로망은 ‘지킬앤하이드’ 루시에요. 그도 남들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이잖아요. 한계를 넘어 사람에·사랑에 대한 갈망, 그로인해 새로운 사람을 꿈꾸는 순수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겉과 내면이 다른,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이 있기에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해보고 싶은데 또 너무 어렵네요.
Q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두 도시 이야기’ 등의 여주인공이 떠오르는데.
공주왕자 이런건 안좋아해요. 물론 그 작품들도 재밌지만 루시나 ‘레미제라블’의 에포닌, ‘맨오브라만차’의 알돈자가 좋아요. 대학시절 학교 공연에서 에포닌에 지원했는데 이미지가 코제트에 맞다고 해서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를….(웃음) 졸업 후에 ‘분장 하고 에포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다녀요. 또 ‘미스 사이공’도 해보고 싶고, 로맨틱한 것보다는 절절한 사연이 있는 인물을 해보고 싶어요.
고등학생 시절 딱 한번 뮤지컬 대회에 나간적 있어요. 그때 알돈자와 루시의 넘버를 섞어서 1등 했었어요.(웃음) 뮤지컬 배우라는 꿈도 고3때 ‘지킬앤하이드’를 보면서 처음 꾸게 됐죠. 그때 ‘뮤지컬은 종합 예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리 움직임 연기 목소리 말 등 인간이 가진 신체로 모든 것을 표현해내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막연하게 배우를 꿈꾸게 된 것 같아요.
Q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응원하는 팬들이 늘었다.
저는 변함없이 제가 해야 하는 인물에 대해서. 또는 배우로서 정성과 마음을 쏟아 정말 열심히 연기를 해왔어요. 이도연이라는 인물을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느낌과 감동도 받았죠. 더 좋은 배우, 더 많은 행복함을 드릴 수 있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이엘리야라는 사람은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노력해서 오래도록 보고싶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