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AFP연합뉴스
올여름 세계적인 음유시인들이 잇달아 서울을 찾는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77)과 힙합 장르 최초의 퓰리처상 주인공 켄드릭 러마(31)가 주인공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마치 셰익스피어가 현대에 다시 돌아온 듯 깊은 성찰이 드러나는 가사가 일품이다. CD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서사의 주인공이 직접 읊조리는 시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딜런은 오는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내한공연 ‘밥 딜런&그의 밴드’를 펼친다.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의 내한공연이며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2010년과 달리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가사를 더욱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이다. 정규 앨범만 38장인 그다. 노벨문학상 외에도 11번의 그래미상·퓰리처상 수상이 그의 이력을 설명한다. 특히 1973년 공개한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반전주의 음악의 대표로 불리는 명곡이다. ‘관계의 종말’이라는 서부극의 내용을 표현한 가사는 읽기에 따라 보안관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당시 벌어진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의 심정과도 같아 큰 호응을 받았다.
켄드릭 라마
딜런에 이어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는 러마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4 켄드릭 러마’로 서울 관객들을 맞는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그는 지금까지 12개의 그래미상을 받았고 4월에는 힙합음악가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퓰리처상은 전까지는 재즈와 클래식 음악가에게만 트로피를 수여했다. 퓰리처상을 받은 앨범인 4집 ‘댐’의 험블에는 온갖 욕설이 난무한다. 하지만 ‘시럽 샌드위치와 범죄로 번 용돈’ 같은 미국의 아프로-아메리칸이 겪는 삶의 어려움과 이에 대비되는 ‘오바마가 내게 연락했네’ ‘내가 지금 이 시즌을 끝내도, 난 가장 위대한 놈이야’ 같은 당당한 가사가 매력이다. 그의 음악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곡 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다.
‘사운드시티’도 빼놓을 수 없다.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이 페스티벌에는 ‘혼네’ ‘세카이노 오와리’ 등이 출연한다. 영국 팝밴드 혼네는 밴드의 이름처럼 젊은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가 일품이다. 세카이노 오와리는 밝은 무대와 약간은 우울한 가사의 대비가 특징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