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분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현재 3개의 신규 ETF를 구성해 한국거래소 상장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3월 처음으로 내놓은 ‘HANARO200’은 출시 두 달여 만에 순자산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순항 중이다. 이 기세를 몰아 코스닥·KRX3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과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을 추가로 출시해 ETF 선발 사업자들과의 격차를 좁히려는 의도다. 이 회사는 연내 8개의 ETF 라인업을 완료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TF 사업 강화를 위해 우선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인력 확보다. 연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를 세팅했던 김승철 본부장을 영입한 데 이어 6월에는 김현빈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을 신설된 ETF전략팀 팀장으로 영입, 이달 9일부터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또 이달 초에는 한화자산운용에서 주도적으로 실무를 담당했던 이정환 차장을 팀장으로 승진시켜 ETF팀에 합류시켰다. 김 팀장은 아이디어가 많고 이 팀장은 실무나 운용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NH아문디자산운용의 행보에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NH농협금융지주 산하에 NH농협은행이 있는 만큼 튼튼한 자본을 바탕으로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에 버금가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국내 경쟁상황을 고려하면 점유율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같은 지주 안에 은행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데다 유럽 아문디자산운용이 ETF에 강점이 있는 만큼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면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ETF 시장의 큰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슷한 시기에 ETF 시장 확대에 나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내부적으로 강하게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다른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든든한 은행이 있다 해도 늘릴 수 있는 점유율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KB자산운용 등 다른 회사들이 은행이 없어서 점유율 확장에 애를 먹는 게 아니다. ETF 거래의 95% 수준이 개인투자자들인데 계열은행의 힘이나 보수·비용으로 개인을 끌어오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시장을 자꾸 두드리는 것도 결국 국내에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