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뒷자석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충돌 후 모습. /사진제공=보험개발원
차량 뒷자석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 충돌 후 모습. /사진제공=보험개발원
차량 뒷자석에 앉아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가 교통사고가 나면 머리에 중상을 입을 확률이 안전띠를 맸을 때보다 약 3배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 두 대를 이용, 뒷좌석 안전띠를 맨 경우와 매지 않은 경우 충돌사고를 시험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시험은 20일 경기 이천시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이뤄졌다. 운전석과 뒷좌석에 인체모형을 앉혀놓고 시속 48.3㎞로 고정 벽에 정면으로 충돌했다. 뒷좌석 왼쪽은 성인남성, 뒷좌석 오른쪽은 카시트에 앉은 어린이 모형을 썼다.
뒷좌석 안전띠를 맨 경우 머리에 중상 확률이 성인남성은 4.8%, 카시트 어린이는 3.7%로 계측됐다. ‘머리 중상’은 미국 자동차의학진흥협회가 사용하는 간이상해등급(AIS) 중 4등급(Severe)에 해당한다. 6∼24시간 의식불명과 함몰·골절로, 사망률은 7.9∼10.6%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시험에서 뒷좌석 인체모형은 충돌 즉시 앞으로 튕겨 나갔다. 앞좌석은 에어백이 충격을 감소시켜줬지만, 뒷좌석은 에어백조차 없어 몸이 붕 뜨더니 머리와 가슴 등이 차량 내부 단단한 곳에 그대로 부딪혔다. 이 경우 머리 중상 확률이 성인남성은 14.5%, 카시트 어린이는 4.5%로 측정됐다. 안전띠를 맨 경우보다 중상 확률이 각각 3배와 1.2배인 것이다.
충돌 각도나 뒷좌석에 앉은 자세 등에 따라 실제 사고에서는 뒷좌석 사람이 앞쪽을 덮쳐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앉은 사람을 가격할 위험도 있다고 보험개발원은 덧붙였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띠 착용은 9월 28일부터 의무가 된다. 우리나라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지난해 94%로 선진국과 비슷했지만, 뒷좌석은 30%로 독일(97%), 스웨덴(94%), 영국(91%), 프랑스(87%), 미국(81%) 등보다 매우 낮았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