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힘든 시간을 보낸 국내 건설업계는 하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이라는 악재가 있지만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해외 건설사업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각종 인프라 개발 소식이 잇따르며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리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업계 3위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의 경쟁도 달아올랐다. 매출 등 외형을 보면 대우건설이 더 크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3위도 대우건설였다. 다만 최근 해외사업 손실이 많았던 대우건설과 달리 대림산업은 탄탄한 재무구조 위에 국내 주택사업의 활기가 더해지며 추격 속도를 올리고 있다. 건설업계 맞수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이번 주 기업배틀 주인공이다. 기업배틀은 재무구조와 재직자 평판 점수로 승부를 낸다. 재무평가는 △규모형태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등 4가지 항목으로 이뤄진다. 재직자평판에서는 전현직 직원이 △조직문화·분위기 △급여·복리후생 △근무시간·휴가 △자기성장·경력 △경영진·경영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했다.
대림산업, 성장세·안정성 앞서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모두 매출액, 사원 수, 기업규모 및 형태를 기준으로 측정되는 규모형태 부문에서 100점으로 건설업계 상위 1%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대우건설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1조3,300억원에 영업이익 3,569억원이다. 대림산업은 매출액 11조2,000억원에 영업이익 3,550억원이다. 규모는 대우건설이 더 크지만 재무 안정성과 최근 성장세는 대림산업이 앞선다. 안정성 항목에서 대우건설은 67.3점, 대림산업은 75.8점을 받았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 부채비율은 272.3%로 128.9%인 대림산업보다 높다. 2016년 1조2,000억원짜리 해외플랜트 사업 부실을 털어내면서 생긴 후유증이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도 대우건설 3.4%, 대림산업 29.7%를 기록해 대림산업이 압도적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모두 3.2%로 비슷하다.
대우건설, 수평적 조직문화 우세
재직자의 근무만족도를 나타내는 재직자평판점수는 대우건설 81.5점, 대림산업 81.2점으로 나타났다. 조직문화 점수는 두 회사가 비슷했지만 “회사 팀 내 분위기가 수직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대림산업 76%, 대우건설 53%로 차이가 컸다. 그만큼 대우건설의 조직 분위기가 수평적이라는 얘기다. “업무가 끝나면 상사 눈치 안 보고 퇴근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대우건설 64%, 대림산업 59%였다.
두 회사 모두 여성직원 비율은 20% 미만으로 낮았다. 남성이 많은 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해야겠지만 두 기업 모두 여성 직원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양사 급여·복리후생 수준은 엇비슷
급여와 복리후생은 대우건설 81.4점에 대림산업 81.1점으로 비슷했다. 최고경영진을 제외한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대우건설 7,300만원, 대림산업 7,200만원이다. 또한 평판 정보에서 연봉 인상률은 “5% 미만”이라는 응답이 대우건설 49%, 대림산업 59%로 가장 많았다. 성과급에 대해서는 대우건설은 월 급여를 기준으로 “100% 미만 수준에서 지급된다”는 답변이 51%, 대림산업은 “없다”는 답변이 41%였다. 평균 연봉과 연봉 인상률은 두 회사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성과급 지급 가능성에서는 대우건설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자기성장·경력만족도 모두 80점대
근무시간·휴가 만족도는 대우건설 81.6점, 대림산업 79.9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초과 근무시간은 대우건설, 대림산업 모두 “주당 5~10시간 미만”이라는 답이 각각 43%와 41%로 가장 많았다. 육아휴직에서는 대우건설은 “자유롭게 쓴다”는 답변이 57%로 우세했으나 대림산업은 “자유롭지 않다”는 답변이 55%로 우세했다. 휴가 소진율은 “50~70% 미만으로 사용한다”는 답변이 대우건설 43%, 대림산업 41%였다.
자기성장·경력 만족도 역시 대우건설 80.9점, 대림산업 81.6점으로 큰 차이 없었다. “현재 직무 혹은 회사가 이직할 때 경력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한 비율은 대우건설 91%, 대림산업은 94%로 나타나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원하는 직무로의 전환 가능하다고 답한 답변은 대우건설와 대림산업 각각 51%와 56%으로 나타났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도움말=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