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자동차 내수·수출 부진 탓에 양질의 일자리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기존 고임금 근로자까지 저임금 노동시장으로 몰려들게 되면 ‘알바’ 구직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 들어 1~5월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는 308만1,080명으로 지난해 동기 290만9,823명보다 5.9%(17만1,257명) 늘어났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양질의 일자리가 작년보다 17만여개 더 없어졌다는 얘기다. 고용보험 가입이 곧 4대 보험 가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4대 보험에 가입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월별로 따져보면 올해 설 연휴가 있었던 2월을 제외하고는 상실자가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 연령별로는 고령층 상실자가 많았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 증가에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지만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자동차 내수·수출 부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제조업 상실자는 10만4,9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8,703명보다 6.3%(6,209명) 늘어났다.
양질의 일자리 감소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파급효과도 우려된다. 실직자가 다른 고임금 일자리를 구하는 데 실패하거나 자영업을 창업하지 않고 저임금 노동시장에 뛰어들면 가뜩이나 공급 초과상태인 ‘알바’ 노동시장의 공급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취업포털 관계자는 “최근 알바 희망자의 이력 등을 보면 적지 않게 놀랄 때가 많다”며 “최저임금이 올라 사업주가 알바 고용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경쟁은 더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