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에 세워진 ‘타워 크레인’을 부분 해체한 정황이 식별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작업이 발사대를 완전 폐기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인지를 판단하고자 정밀 추적·분석에 착수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라 미국 언론들이 지목한 바 있다. 사진은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출처=연합뉴스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에 세워진 ‘타워 크레인’을 부분 해체한 정황이 식별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작업이 발사대를 완전 폐기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인지를 판단하고자 정밀 추적·분석에 착수했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24일 “북한이 지난 20일과 22일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대(타워)에 세워진 대형 크레인을 부분 해체한 정황이 식별됐다”고 전했다. 부분 해체된 크레인은 발사대에 장거리로켓 설치 및 발사대 보수작업을 위한 것이다.
서해위성발사장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라 미국 언론들이 지목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약속을 이행하려는 의도인지 주시하고 있다”면서 “한미 정보당국에서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일부 유의미한 징후가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동향을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들어갔다면 이는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려는 액션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위성 사진으로 볼 때 발사장에 일부 자재가 쌓여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해체 작업 돌입이라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2015년 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대를 50m에서 67m로 증축하고 이어 2016년 2월에는 장거리 로켓(미사일)에 위성체를 탑재한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발사대에 자동 개·폐장치를 달았고 3단 로켓 추진체를 조립하도록 대형 조립건물도 갖췄다. 발사장의 조립건물에서 발사대까지 2개의 자동 레일을 깔아 로켓 추진체를 발사대까지 자동으로 신속히 이동하도록 현대화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지난 2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궤도 위에 설치된 구조물, 인근의 엔진시험대 등에 대해 해체작업을 시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어 22일 찍힌 위성사진에서는 크레인과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고, 해체된 구조물들이 바닥에 놓여있는 장면도 확인됐다고 38노스는 평가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