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 삼성전자(005930)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5조6,400억원. 이를 부문별로 쪼개보면 사업 비중이 명확해진다. 반도체가 11조5,500억원을 벌어들이며 73.8%를 차지했고 모바일(24.1%), 디스플레이(2.62%), 가전(1.79%) 순이었다.
특히 가전의 경우 영업이익 비중이 계속해서 쪼그라드는 상황. 2016년(9.27%), 2017년(3.08%)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전 자체 영업이익만 따로 봐도 한때 분기당 1조원가량에 달하다 올 1·4분기에는 11분기 만에 3,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TV 사업에서 대부분의 이익을 냈고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사업부는 영업적자를 간신히 면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가전 부진의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분석이 있다. 우선 경쟁사 대비 부품 모듈화 수준이 낮고 핵심부품 자체 조달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 원가경쟁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또 TV 사업의 경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진영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부품 모듈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TV 초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다. 대용량 건조기, 무선청소기, 의류관리기 등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40인치 TV 생산을 줄이고 65인치 이상 초대형 TV 위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가전의 사물인터넷(IoT)화를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삼성이 매년 쏟아내는 5억대가량의 가전을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함으로써 고객 편의를 높이고 빅데이터를 쌓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특명을 받고 인공지능(AI) 투자와 인력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사실상 구글 등 데이터 기업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빅데이터 확보의 플랫폼으로 가전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