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며 9년간 풀리지 않았던 故 장자연 사건을 파헤쳤다.
2009년 3월, 꽃다운 나이의 배우가 4장의 문건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배우 장자연의 피해사례입니다”로 시작하는 문건에는 생전에 그녀가 강요받았던 접대 자리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소속사 대표가 불러 나간 장소에는 유력 언론인, 금융인, 드라마 감독 등 유명 인사들이 있었다. 한창 연기활동을 하며 이름을 알리기에도 바빴을 신인 여배우는 소속사 대표의 접대를 위해 불려 다녀야했다. 연기자로서 성공하고 싶었던 배우 장자연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무렵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자연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난 4장의 문건이 공개되자 문건에 적힌 인물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경찰에서는 대대적인 수사팀을 꾸렸다. 41명의 경찰이 27곳을 압수수색했고, 118명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다.
당시 경찰은 강요, 성매매 등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20명 중에서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화려하게 시작한 수사는 흐지부지 종결됐다.
당시 경찰은 장자연 사건을 수사하던 중 장자연과 그의 가족 계좌에서 백만 원 권 이상의 고액 수표가 약 1억 원 가량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 중에는 누구나 다 아는 유명 주류 회사의 회장 이름도 있었다.
수표의 출처를 추적하던 중 2008년 1월 같은 날, 주류 회사의 회장과 장자연이 같은 편의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세부로 향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경찰 수사에서 장자연의 계좌에서 회장의 명의로 입금된 수표가 발견됐다. 그러나 그는 경찰 수사에서 수표를 준 이유에 대해 “김밥 값 하라고 줬다”라고 진술했다.
조희천 전 언론사 기자는 제작진에게 불쾌함을 드러내며 “나중에 법원에서 봅시다”라고 피했고, 정세호 PD는 제작진과 만나 “골프 배우고 싶다고 해서 그냥 갔을 뿐 접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