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로 인한 전력 대란에 에너지주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운데 LS산전(010120)이 무더위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전기 사용량 증가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추진에 실적 개선 흐름까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경제협력 국면에서 국내 최대 전력 인프라 기업인 LS산전의 몸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중장기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S산전은 전 거래일 대비 1.04%(800원) 오른 7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LS산전은 이달 9.78% 오르면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여름 들어 기록적인 무더위에 전력 수요가 늘자 에너지 대표주로 주가가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S산전은 다른 에너지주들과 달리 한철에 그치는 상승세가 아니라 실적에 기반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호재가 이어진 것이 LS산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장도성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늘어나면 연계 산업인 ESS 시장 수요도 늘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흐름에서 LS산전의 ESS 사업 수주잔액이 늘어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LS산전은 지난 5월 삼양그룹과 계열사인 LS니꼬동제련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ESS 프로젝트를 수주해 2·4분기 영업이익이 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장기 실적도 영업이익 기준 올해 2,078억원, 내년 2,254억원으로 지난해(1,584억원) 대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여름 유독 지속되는 불볕더위로 전기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최근 단계적 축소 방침을 내세웠던 원자력 발전까지 재시동하는 등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대규모 공장의 ESS 추가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LS산전은 인버터와 하이브리드전력변환장치(PCS)를 함께 생산해 경쟁업체 대비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며 “현재 기조에 힘입어 스마트그리드 사업부 매출액은 연간 1,000억원 수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LS산전의 ESS 사업 매출액 규모는 지난해 160억원에 불과했지만 상반기에만 300억원을 넘겼고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900억원의 수주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평화 국면에서 전력망 사업에 대한 국가적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LS산전의 중장기 투자 포인트다. 김효식 KTB투자증권은 “북한 송배전망 현대화 작업 및 남북 간 전력망 연결 사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북한 경제특구에 국내 대기업 등 민간기업들의 생산거점 설립 시 LS산전의 전력기기, 자동화 솔루션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LS산전은 지난해 12월 한국전력과 일본 홋카이도에 ESS를 연계한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는 등 국외에서 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를 연계한 사업을 마친 경험이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