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로는 세 번째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티웨이항공이 기관투자가에 이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외면을 받았다. 간신히 미달은 피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한때 자본잠식을 겪었던 티웨이항공이 항공여객 산업의 호황에 IPO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의 성장 한계 등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4일 티웨이항공 상장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 23일부터 양일간 공모주 청약을 시행한 결과 경쟁률 1.15대1로 집계됐다. 총 320만주 모집에 360만주가 모이며 마무리됐다. 청약증거금도 220억원에 그쳤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430곳의 기관만이 참여해 23대1의 부진한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참여율이 저조했다. 공모가는 1만2,000원으로 공모희망가 밴드(1만4,600~1만6,7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티웨이항공이 시장의 외면을 받은 데는 고유가에 대한 부담과 높은 공모가 논란 등이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국제유가는 상반기에만 2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가가 오를 경우 항공사 비용이 늘어나 회사 입장에서는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티웨이항공이 제시한 높은 공모가도 고평가 논란을 야기했다. 티웨이항공은 비교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산출 과정에서 같은 LCC인 진에어(272450)를 배제한 채 높은 여행사만을 포함시켜 PER 약 17배로 산출했다. 티웨이항공의 영업이익률은 23%대로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워 공모희망밴드를 1만4,600~1만6,700원으로 정했다. 같은 LCC인 제주항공(089590)은 PER 13배가 채 되지 않으며 글로벌 동종업계 평균 PER은 14배 수준이다.
LCC 산업에 대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도 티웨이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는 LCC 시장의 진입 장벽을 높여 선두업체에 대한 이점이 있었으나 최근 이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며 성장이 둔화될 뿐 아니라 후발 주자들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공모를 통해 모인 신규자금으로 항공기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흥행에 실패한 터라 중장기 구매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회사 측은 공모자금으로 오는 2021년까지 보잉사의 차세대 주력기 ‘B737맥스(MAX)’ 기종을 10대 이상 도입해 최대 운항거리를 늘려 말레이시아·싱가포르·중앙아시아 등 노선을 확장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IPO 흥행 부진으로 항공기 구매 자금이 대폭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향후 성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주가 부진이 티웨이항공의 공모주 청약에도 불똥이 튀었다”며 “국내 항공업계의 부정적 이슈, 조정장으로 인한 증시 부진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270% 오른 5,840억원, 471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 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