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라 시위' 여성운동단체 페멘 공동창립자 샤치코 목숨 끊어

우크라이나서 활동 후 2013년 프랑스로 망명

가슴을 드러내는 기습 시위로 유명한 여성단체 페멘의 공동창립자 중 한 명인 옥사나 샤치코(31)가 지난 2012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가톨릭을 비난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가슴을 드러내는 기습 시위로 유명한 여성단체 페멘의 창립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4일(현지시간)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페멘의 공동창립자 중 한 명인 여성운동가 옥사나 샤치코(31·사진)가 최근 파리 시내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샤치코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샤치코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지난 2008년 다른 세 명의 여성운동가와 함께 페멘을 세운 창립 멤버다. 페멘은 정치적 자유, 가부장주의 타파, 여성의 지위 향상, 예술과 표현의 자유 등을 내건 여성운동 단체로 ‘반라의 여전사들’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토플리스 시위로 유명하다.

페멘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위하다가 2009년 8월 우크라이나 독립절에 처음으로 샤치코가 나서 기습 토플리스 시위를 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페멘은 샤치코의 시위 이후 화관을 쓴 채 기습적으로 가슴을 드러내고 구호를 외치는 것을 주된 활동 방식으로 삼았고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다만 샤치코 등 페멘을 주도한 인물들은 정치적 박해를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나 2013년 프랑스로 망명했고 이후 샤치코는 미술 공부에 전념하겠다면서 페멘에서 탈퇴했다.

페멘의 창립 멤버인 안나 후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장 용감했던 샤치코가 우리 곁을 떠났다. 경찰이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친구들에 따르면 샤치코가 유서를 남긴 것 같다”고 밝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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