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사고 강제적 지정 취소보다 자발적 일반고 전환 유도”

출입기자 차담회서 언급
폐지 기조는 유지…단 방법론 변화 시사
학교 측이 유도대로 될지 여부는 미지수
‘자원봉사 마일리지’ 도입 등 아이디어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강제적으로 지정 취소하기보다 자사고가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자사고 폐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방법론에 있어 지난 1기 때와는 달리 유연함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도교육청이 유연한 해법을 찾아 나서면서 자사고 폐지 정책 기조로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려 있는 자사고와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이 수그러들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 교육감은 2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자사고 평가 때는 교육부가 교육청에 더 커진 평가 자율성(재량권)을 부여하겠지만 그만큼 자사고도 더 준비를 잘해서 평가에 임할 것이기 때문에 평가를 통한 지정 취소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자사고가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원 확대의 골자는 제도 정비와 추가 재정 지원이다. 그는 예를 들어서도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종립학교가 일반고로 전환해도 학생을 선발할 때 학교와 같은 종교를 가진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기독교 학교에 굳이 불교 학생을 보낼 필요는 없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이어 “일반고 전환 시 교육부와 교육청의 재정 지원은 현재도 이뤄지고 있지만 더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자사고가 수긍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아무리 재정 지원을 늘린다손 치더라도 자사고가 이미 기숙사 건립 등 학교 발전을 위해 투입한 재정을 보전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학부모가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여전히 자사고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일반고 전환 유도 정책 강화의 실효성에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한 요인이다.

이날 청바지 차림으로 기자들을 만난 그는 ‘자원봉사 마일리지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조 교육감은 “자원봉사 마일리지 시스템 도입을 생각하고 있는데 예컨대 CGV 등과 제휴를 맺고 자원봉사를 많이 하는 학부모에게 영화관람권을 주면 어떨까 싶다”며 “시험 문제 유출 방지도 일선 학교에만 맡길게 아니라 시도 차원에서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해 관리하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