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잘 키운 제약·바이오 성적표 좋네

삼성바이오에피스 복제약 2종
유럽서만 2억5,000만弗 매출
삼바 흑자전환...일동도 매출 11%↑
GC녹십자 등 줄줄이 실적개선 전망
악재 넘어 분위기 전환할지 관심


제약·바이오 업계가 ‘어닝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눈에 띄게 개선된 성적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회계이슈와 주가 조작혐의 등 여러 악재에 휩싸인 업계가 실적을 모멘텀으로 분위기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의 합작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베네팔리’와 ‘플릭사비’ 등 2종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판매해 2억 5,430만달러(약 2,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의 경우 2·4분기 1,120만달러(약 123억원)어치가 판매돼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이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매출 규모가 아직 크지는 않지만 전년 동기 대비 489%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역시 유럽 엔브렐 시장의 약 35%를 꾸준히 점유하며 전년 대비 30% 늘어난 분기 실적(1억1,560만달러)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계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2·4분기 매출액이 1,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41% 늘었고 영업이익도 237억원으로 나타나 흑자를 유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효율성이 높은 2공장 가동이 증가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오랜 역사의 제약기업들도 예년보다 좋아진 경영 상황을 잇따라 알렸다. 보령제약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2,2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났으며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0.9%, 183.4%씩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일동제약 역시 종합비타민제인 아로나민과 비만치료제 ‘벨빅’ 등의 약진으로 2·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난 1,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생명과학부문도 당뇨 치료신약 제미글로 등의 처방 증가세와 맞물려 이번 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6.5% 성장한 1,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달 중 발표가 예고된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셀트리온 등 선두 제약·바이오기업의 실적 역시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이번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최근 회계 처리 문제와 일부 바이오 기업의 부정적 이슈,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적 악재로 연일 급락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의 반등을 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선민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섹터의 특성상 네이처셀, 신라젠 등 개별 종목과 관련된 이슈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면서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현재의 부정적 분위기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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