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계 단체 13곳 대표들이 25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교육부의 2022학년도 수능과목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계가 오는 2022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기하’와 ‘과학II’가 제외되는 것을 놓고 정부에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와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수총),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등 과학기술계 단체 13곳은 25일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과학 교육을 축소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학습부담 완화’를 이유로 미래 과학기술 인력을 키우지 못하게 만드는 교육정책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29일 대입정책포럼에서 내놓은 ‘2022학년도 수능과목 개편안’에 따르면 이공계열로 진학할 학생이라도 수능을 보기 위해 ‘기하’를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고, 과학도 ‘과학I’에 해당하는 네 과목만 공부하면 된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2월 2021학년도 수능 수학 과목 출제범위에서 ‘기하’를 제외해 과학기술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과기단체는 “교육부의 시안에 따르면 문·이과 융합 인재 양성은 고사하고 어느 분야의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인력을 배출할 것이 우려된다”며 “이공계열 진학생들의 진로적성 추구에 필수적인 교과목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국가 과학기술 인력 양성 정책의 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제공=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기단체들은 수학의 경우, 이공계열로 진학할 학생이 치러야 할 유형과 인문계열 진학생이 볼 유형 두 가지로 나눠 이공계열 유형에는 ‘기하’를 반드시 출제범위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하에서 다루는 ‘타원’ ‘쌍곡선’ ‘벡터’ 등은 이공계 대학과정에서 ‘알파벳’에 해당하는 ‘기초’라는 점을 들며, 기하를 배우지 않으면 대학에서 전공 분야 학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과학II에 해당하는 네 과목도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기초학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힘을 보탰다. 유 장관은 “교육부의 수능과목 개편안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수능에 기하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