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랭킹 3위 김채영(사진) 4단이 랭킹 1위 최정 9단을 꺾고 오청원배 초대 챔프에 올랐다.
25일 중국 푸저우 샹그리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2국에서 김채영은 최정에게 308수 만에 흑 5집반승하며 종합전적 2대0으로 우승했다. 앞서 23일에 열린 1국에서 김채영은 최정을 236수 만에 불계로 꺾고 선취점을 얻은 데 이어 2국마저 승리하며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김채영은 이번 대회 결승 대국 전까지 최정과 11번의 맞대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는 그러나 세계대회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2연승을 거두며 ‘최정 징크스’를 떨쳤다. 특히 지난 1월 제22기 하림배 여자국수전에서 최정에게 우승컵을 내준 아쉬움을 씻은 셈이기도 하다.
세계대회 첫 결승 진출을 우승으로 연결한 김채영은 한국기원 승단규정에 따라 5단으로 승단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대국 후 김채영은 “입단 후 늘 가지고 있던 세계대회 우승의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며 “최정에게 매번 지기만 했는데 1승을 넘어 우승까지 하게 돼 더욱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우승이 확정되고 한국에 계신 엄마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너무 많이 우셔서 나 역시 울컥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내 선발전을 통해 대회 출전 기회를 얻은 김채영은 24강에서 일본의 뉴에이코 2단, 16강에서 중국 가오싱 4단, 8강에서 일본 셰이민 6단을 연파한 데 이어 4강에서 중국 여자랭킹 1위 위즈잉 6단에게 반집승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랭킹 시드로 대회에 출전한 최정은 16강에서 중국의 인취 2단, 8강에서 중국 루민취안 4단, 4강에서 리허 5단에게 승리했지만 김채영에게 패하며 세계대회 4번째 우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오청원배 우승상금 50만위안(약 8,400만원)을 획득한 김채영은 올해 상금 1억3,000만원을 넘어서며 최정, 오유진에 이어 여자기사 3번째로 연간 상금 1억원을 돌파했다. 중국 위기 협회와 푸저우 체육국, 푸저우 위기 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푸저우 인민정부가 주관한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의 우승상금은 50만 위안(약 8,400만원), 준우승상금은 20만위안(약 3,300만원)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