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그룹 모임에서 인생의 키워드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예순 살도 훌쩍 넘게 살아오면서 인생이 참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매 순간을 살아간다는 점과 누구든지 머지않아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나에게 인생의 키워드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시간관리’이다. 아무리 100세 인생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나 인생이 강건해야 70·80이다. 우리의 생이 오직 10년만 남았다고 생각하면 몸가짐을 추스르고 좀 더 나은 삶으로 마무리하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우리는 살면서 시간을 1초도 생산할 수 없다. 대여하거나 양도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인생=시간관리’라고 생각하고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결정되고 삶의 질도 달라지게 된다. 인생은 ‘시간관리+선택’이다.
행복이나 불행은 다 내가 만드는 것이다. 행복의 키워드는 관계이다. 좋은 관계가 많은 사람은 행복하다고 느끼고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으면 누구나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행복에 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왔는데 아직까지 행복해지기 위한 1순위는 관계(relationship)로 밝혀져 있다. 행복해지기 원하는 사람은 좋은 관계를 계속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하고 불편한 관계는 가급적이면 청산하거나 회복해야 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행복지수 57위를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에서 한국은 2017년 36개 회원국 가운데 29위를 나타내고 있다. 행복지수가 높지 않은 나라에 속한다.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일자리, 교육, 환경, 건강, 삶의 만족, 안전,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지표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관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필자가 잘 아는 분이 성공의 키워드를 ‘적자생존(赤字生存)’으로 표현해 크게 공감한 적이 있다. 누가 성공했다는 것은 돈·명예·권력을 가진 사람이 됐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 사람을 만나기 원하고 함께 나누기를 원하는 것이 성공이라면 성공을 위해서는 평소에 손해 보고 희생하고 져주고 주고 또 주는 생존 방식이 옳다는 것이다. 적자를 보며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이 성공의 지름길에 있다는 것이다. 사마천의 ‘화식열전’에 나오는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0년을 살려거든 덕을 베풀라”는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남의 장점만 바라보는 눈의 베풂, 몸을 낮춰 인사하는 몸의 베풂, 칭찬·격려·덕담을 해주는 입의 베풂, 환한 미소를 띠는 얼굴의 베풂 그리고 고운 마음씨와 이타적인 사고로 하는 마음의 베풂까지 베풂의 은사로 삶을 예찬하며 살기에도 인생은 짧다.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 사랑으로 베풀며 좋은 관계를 만들어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