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미경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등이 소개한 책 ‘아들러 놀이치료’ 표지. /사진제공=학지사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 정신의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의 심리학에 기반해 정서·행동·학습 측면에서 애로를 겪는 아동을 위해 ‘놀이치료’를 제시하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아들러 심리학의 체계를 총망라해 다양한 관점에서 놀이치료 이론과 현실을 소개한 책은 드물기 때문이다.
진미경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가 김혜진·박현숙·채은형·조진희 연구원과 함께 테리 코트먼 박사의 책을 번역한 ‘아들러 놀이치료’(학지사)는 아들러 학파가 지난 30여년간 정립한 아들러의 철학과 개념, 기술을 놀이치료에 접목해온 것을 잘 정리했다. 미국 롱아일랜드대 교수를 했던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과 발달을 결정하는 것은 보편적인 열등감·무력감을 극복하려는 권력 의지, 즉 열등감에 대한 보상욕구라고 봤다. 나폴레옹은 오히려 키가 작아 위대해질 수 있었고, 색약(色弱)이라는 열등감이 간혹 대(大)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열등콤플렉스’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개인의 성격 형성은 힘이나 개인적 강화욕구, 사회적 감정과의 일치욕구가 상호작용한 결과로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독특한 성격이 형성된다고 봤다.
이 책은 놀이치료가 왜 중요한가부터 아들러 이론을 통해 놀이치료와 어떻게 결합하고 아동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동과 평등한 관계를 맺고 ‘예’와 ‘아니오’를 통해 아동의 행동을 유도한다. 아동의 생활양식을 탐색해 치료 계획을 세우고 아동이 건설적 사고와 행동을 하고 긍정적 태도를 갖도록 훈련한다. 부록으로 재미있는 놀이치료와 부모와 교사를 위한 아동 생활양식 질문지와 질문전략, 상담 기술, 아동의 생활양식 개념화와 치료 계획도 수록해 유용하다.
진미경 교수는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놀이치료는 아동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성격유형카들 활용하고 놀이로 소통하며 자연스레 아동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들러가 정의한 ‘편안함, 기쁘게 하기, 통제, 우월’ 이라는 네 성격유형을 ‘거북이, 카멜레온, 사자, 독수리’ 네 동물로 유형화해 친숙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학교 교사와 상담사, 어린이집 교사, 사회복지사,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정신건강 치료사가 이 책을 참고하면 발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을 놀이치료로 나아지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 교수는 “이 책은 현장에서 놀이치료로 아동이 나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교재와 도구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528페이지 2만1,000원.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