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휩쓰는 '10대 바람'

발렌시아 1군 데뷔한 이강인
구단 사상 1군간 첫 17세 亞선수
'캡틴 아메리카' 19세 풀리시치
레알 '877억 영입' 소문 파다
난민 출신 데이비스도 뮌헨行


“이강인은 풍부한 자원을 품은 광산과도 같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 수페르데포르테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이강인(17·발렌시아)을 집중 조명하면서 이같이 표현했다. 요즘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 가장 ‘핫한’ 이름인 2001년생 이강인은 소속팀 연고지인 발렌시아 등 유럽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낳고 있다.

과거 국내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이강인은 지난 2011년 스페인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구단 발렌시아의 유소년팀에 입단했고 7년 만인 25일 프리시즌 경기로 1군에 데뷔했다. 경기 초반 투입된 이강인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공격 속도를 그대로 살리는 세련된 연결과 움직임,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 문전 침투 등으로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이날 경기의 ‘이강인 하이라이트’ 유튜브 영상은 게재 뒤 24시간 만에 3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페르데포르테에 따르면 이강인은 발렌시아 구단 100년 역사상 1군 무대를 밟은 최초의 17세 아시아 선수다. ‘슛돌이’ 시절 등번호 34번을 그대로 달고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최근 8,000만유로(약 1,058억원)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조항을 포함해 오는 2022년 6월까지 발렌시아와 재계약했다. 국내 축구 팬들은 손흥민(토트넘)이 선참급 주축을 맡고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백승호(지로나), 이강인이 뛰게 될 2022카타르월드컵을 벌써 기대하는 표정이다.


이강인이 일으키는 센세이션에 앞서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만 19세 킬리앙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프랑스 우승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등 무서운 10대들이 뿜어내는 ‘존재감’으로 그라운드가 뜨겁다. 숱한 이적설을 정리하고 파리에 잔류한 음바페는 29번이던 등번호를 최근 7번으로 교체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7번 하면 대표적인 선수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다. 손흥민도 7번이다.

만 19세의 도르트문트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풀리시치(미국)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최연소로 미국 축구 올해의 선수로 뽑힌 풀리시치는 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한 미국 대표팀의 희망이다. 23일 미국 샬럿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친선 경기(3대1 도르트문트 승)에서 풀리시치는 홈팬들의 폭발적인 응원 속에 혼자 2골을 책임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풀리시치 영입에 6,000만파운드(약 877억원)를 내걸었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자신이 풀리시치의 팬이라고 밝히는 일도 있었다.

이밖에 캐나다 대표팀 멤버인 2000년생 공격수 앨폰소 데이비스는 미국프로축구(MLS)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썼다. 26일 바이에른 뮌헨은 MLS 밴쿠버 구단에 1,300만달러(약 145억원)의 이적료를 내고 데이비스를 데려가 5년 계약을 했다. 옵션을 포함하면 2,200만달러에 이른다. MLS의 이전 기록은 뉴욕 레드불스에서 스페인 비야레알로 2008년 옮긴 조지 알티도어의 1,160만달러였다.

지난해 북중미카리브 골드컵 득점왕으로 기량이 검증된 데이비스는 가나의 난민 캠프 출신이라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팀 이적이 더 주목받고 있다. 그의 부모는 라이베리아 내전 때 빠져나와 가나를 거쳐 캐나다에 정착했다. 뮌헨은 공격수 정우영(19)의 소속팀이기도 하다. 고교 재학 중 유학을 떠나 뮌헨 19세 이하 팀에서 활약하던 정우영은 1군에 합류하자마자 26일 ICC 유벤투스전에 후반 교체 투입됐다.

일찌감치 전설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파리)의 후계자로 불려 온 이탈리아 대표팀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도 이제 19세다. 잉글랜드 첼시의 영입 타깃으로 알려져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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