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박근혜 정부 시절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문자메시지로 수차례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유 전 공동대표 측은 ‘청탁이 아닌 추천’이었다는 입장이다. 유 전 공동대표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청와대가 미리 (인사를) 내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정된 인사가 있는지를 물어보고 후보를 추천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탁으로 비친 점은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혹의 중심에 선 유 전 공동대표와 안 전 수석은 같은 대구 출신이자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동문이다.
인사청탁 논란은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5월 이미 한차례 보도됐지만 지난 26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이를 다루면서 꺼진 불씨에 다시 불을 붙였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경북고 출신인 유 전 공동대표는 2014년 7월 안 전 수석에 고등학교 1년 선배인 조모씨를 문자메시지에서 언급하며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관심이 있다. 괜찮은 사람이니 도와달라”고 말했다. 조씨는 서울보증보험 사장 공모에서 떨어졌지만 그 후에도 유 전 공동대표는 조씨를 대우증권 사장과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 사장 공모에 추천했고 결국 그는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유 전 공동대표는 이미 해명한 의혹이 다시 수면으로 떠올라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청탁논란이 처음 보도된 당시 대선후보였던 유 전 공동대표는 이를 ‘정치공작’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그는 “제가 거론한 한 사람도 된 게 없다. 내정됐는데 응모하면 망신만 당하니 내정자가 있는지 알아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바른미래당은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논란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유 전 공동대표가 최근 당내 현안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등 당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한 일도 아니고 우리도 사실관계를 잘 모른다”며 “의견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