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반기 최대 실적에도 하락한 까닭은?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에
외국인 연일 '팔자' 공세
목표주가도 일제히 하향


LG전자(066570)가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주가가 급락했다. 상반기 성적표보다는 하반기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9%(5,800원) 급락한 7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전자 주가가 하루 7% 넘게 하락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불과 하루 전 매출액 30조1,424억원, 영업이익 1조8,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18.5% 오른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주가 흐름이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146억원), JP모건(137억원)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LG전자 매도가 대거 이뤄졌다.


외국인은 7월 이후 LG전자를 대거 팔고 있다. 이날도 522억원을 팔며 LG전자를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렸다.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14거래일 연속 LG전자 매도했다.

LG전자의 외국인 매도는 하반기 실적 우려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LG전자는 3·4분기와 4·4분기 각각 7,290억원, 4,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합치면 1조2,120억원인데 이는 상반기 1조8,790억원 대비 35% 넘게 감소하는 것이다. 2·4분기 영업이익이 7,71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 대비 낮게 발표된 점이 하반기 실적 우려에 트리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분기 초 2·4분기 영업이익 기대치가 9,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4분기 영업이익은 실망스럽게 나왔다”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해 2·4분기 LG전자 기업이익의 발목을 잡은 스마트폰의 업황 부진을 고려했을 때 상고하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도 상반기 실적 발표 이후 LG전자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낮은 9만5,000원을 제시했고 KTB투자증권·NH투자증권·DB금융투자는 11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과 TV 사업은 선전하는 반면 모바일 부진이 우려스럽고 자동차부품(VC) 사업은 기대 이하 수준”이라며 “모바일과 VC의 실적 개선은 아직 오래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VC 수주 잔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등 중장기 성장성은 높아 저가 매수 유입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 VC 사업부가 비용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늦어지고 있지만 현재 수주 잔액이 34조원 수준으로 연간 20% 이상 지속적인 성장세”라며 “대부분 악재가 반영된 현재 주가가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이익비율(PER) 6.5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