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이인규 교수 "용종 발견땐 1~3년마다 대장내시경 받으세요"

[헬로 굿센터] 서울성모병원 대장암수술팀
초기 직장암 환자 46% 부분절제만으로 완치 가능

이윤석(왼쪽)·이인규 교수

“대장암의 80~90%는 장 점막에 생긴 용종에서 출발해 10~15년 지난 것들입니다. 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이 4개 이상 발견됐으면 매년, 2~3개 발견됐으면 3년마다, 용종이 없고 깨끗하면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을 받는 게 좋습니다.”(이윤석 교수)

“초기 직장암 환자의 46%는 좀 떨어져 있는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잘라내지 않고 일부만 잘라내도 완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병기(病期)와 적절한 절제 범위를 판단하는 게 중요합니다.”(이인규 교수)

서울성모병원 대장암수술팀을 이끌고 있는 이윤석·이인규 교수는 친구이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다. 그래서 공통점도 많다. 여러 이슈에 대해 의견이 같은 부분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내시경 정기검진 주기는 얼마가 적당한가.

△미국내시경학회가 대장내시경 검진 나이를 50세에서 45세로 낮췄다. 하지만 내시경 비용이 저렴한 국내에선 40세 무렵부터 받을 것을 권한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대장암 발병 나이보다 10년 먼저 정기적으로 내시경을 받는 게 좋다. 45세에 대장암에 걸린 가족이 있다면 35세부터 받으면 된다. 대장암은 폐암처럼 발병원인(흡연)이 뚜렷하지 않지만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발견해 제거하면 거의 100% 예방할 수 있다.

-복강경·로봇 수술 중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한다. 로봇수술이 유리한 경우는.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골반이 좁은 남성 직장암 환자, 특히 항문과 가까운 쪽에 암이 발생한 경우 외에는 로봇수술이 유리할 게 별로 없다. 하부 직장은 골반에 깊숙이 박혀 있고 성·배변기능 관련 신경과 혈관이 몰려 있어 시야가 제한돼 있다. 복강경보다 10배가량의 확대 영상과 수술도구의 움직임이 훨씬 자유로운 로봇수술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80세 이상 고령의 대장암 환자는 수술을 받는 게 좋은가.

△복강경·로봇 수술과 마취 기술 등의 발전으로 상처·통증이 작아지고 조기회복 프로그램의 도움도 받을 수 있으므로 받는 게 좋다. 건강한 80대의 뱃속 상태는 몸 관리를 하지 않은 40~50대보다 좋은 경우가 많다.

-초기 직장암 환자의 절반가량은 국소절제술만으로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광범위절제술은 어떤 부작용이 있나.

△이인규 교수=종양에서 상당히 떨어진 직장과 림프 경로를 광범위하게 잘라내면 하루에도 수십 번 대변이 마렵고 잔변감이 있는 등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진다. 항문과 가까운 하부 직장암의 경우 항문까지 제거하고 인공항문을 만들어 배설 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만 잘라낸 뒤 병리학적 조직검사를 통해 광범위한 절제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지 않고 직장 점막층 또는 점막 밑 근육층까지만 침범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그 대상이다.

-직장암의 경우 절제 후 꿰맨 부분(문합부)에서 음식물이 새는 합병증 발생률이 5%쯤 된다고 한다. 그 이유와 발생률을 낮출 방법은.

△이윤석 교수=남자, 수술 전 방사선 치료를 한 경우, 하부 직장암에서 잘 생긴다. 상처가 잘 아물려면 영양분·산소를 전달하는 피가 잘 통해야 한다. 문합부가 붉게 보여도 혈관 분포가 안 좋은 부위를 연결해 꿰매면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음식물이 샐 수 있다. 그래서 녹색 형광물질(ICG)을 혈관에 주사해 녹색이 강한(혈류가 좋은) 부위끼리 연결하는 방법을 쓴다. 비용을 받을 수 있게 보건당국에서 빨리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항문과 가까운 곳에 직장암이 생긴 경우 항문보존을 위해 방사선치료 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대한 견해는.

△이윤석 교수= 방사선 치료는 후유증으로 화장실을 자주 가고 장이 굳어져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2~3기 직장암은 수술 전 방사선 항암치료를 하는 게 일반적인데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활용해 어떤 경우에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고 바로 수술해도 되는 지 연구 중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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