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유튜브 ‘테크콘피겨레이션’ 영상 캡처
삼성전자(005930) IM(IT·모바일) 부문이 예상대로 저조한 2·4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정체와 중국 업체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발목 잡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9’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기 출시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트리플 카메라와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 출시로 프리미엄폰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IM 부문은 2·4분기에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2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영업이익은 갤럭시 S9 출시 초기인 1·4분기(3조7,700억원) 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들고 전년 동기(4조600억원)에 비해선 34%가량 급감한 수치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원인은 갤럭시 S9의 저조한 판매가 꼽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데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와중에 갤럭시 S9이 이를 극복할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태 무선사업부 상무는 3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폰 시장 수요가 위축됐고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시장 저항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갤럭시 S9의 2·4분기 추정 판매량이 800만~950만대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첫 해 연간 판매량도 전작 갤럭시 S8(3,750만대), S7(4,850만대)에 못 미치는 2,800만~3,000만대 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일단 3·4분기 실적 회복을 위해 갤럭시 노트9 조기 출시 카드를 꺼냈다. 갤럭시 노트9은 내달 9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 후 같은 달 24일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8’의 출시일(9월 21일) 보다 한달가량 빠른 일정이다.
특히 고가 제품에 대한 구매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낮추기 위해 ‘합리적 가격’을 내세웠다. 이 상무는 “갤럭시 노트9은 사용자들이 꼭 필요로 하는 기능 위주로 제품을 향상시켰고 합리적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며 “전작 이상의 판매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는 트리플 카메라와 폴더블폰 등 눈에 띄는 신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통해 스마트폰 수요 정체를 뚫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에서 1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폴더블폰이 내년 320만대에서 오는 2022년 5,010만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상무는 “실사용 측면에서의 완성도 확보와 소비자들의 불편이 없는 사용경험을 우선순위로 두다 보니 신기술 탑재에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라면서도 “시장에 앞선 기술을 적극 채용해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달 마무리된 애플과의 특허 소송도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액수는 양사 비밀유지 계약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