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아파트시장 '이상 과열'...市,담합 단속·모니터링 강화

외부 투자세력 몰려 거래 급증
2주만에 실거래가 1억원 올라
거액 위약금 내고 계약해지 일쑤
국토부도 "주의깊게 보고 있다"

“정확히 7월23일 부터 3일간 하안주공3단지만 어느 아카데미에서 십수명이 단체로 와서 매물 전량을 사갔습니다. 자랑스럽게 자신들이 몇 주 전 철산한신도 대량 매매했다고 하더라고요” (하안동 S공인 대표)

광명 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다. 2주만에 실거래가가 1억원이 뛰는가 하면 넘치는 매수세에 따라가기 위해 두 배 위약금을 물고도 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빈번하다. 광명시 당국도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현상을 감지해 일대 중개업소와 아파트 단지에 공문을 배포하고 과열 불 끄기에 나섰다.




1일 광명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7월 초부터 외부에서 투자세력이 몰려 거래량이 급증하고 호가가 치솟고 있다. 시작은 철산한신 아파트였다. 7월에만 무려 31건이 거래돼 지난 4·5·6월 거래량의 합을 몇 주 만에 뛰어넘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만 전용 89㎡이 7월 첫거래 4억원에서 마지막 5억6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급등했다. 철산동 H공인 대표는 “지난달초 케이블 경제방송에서 한 전문가가 ‘다른 데 투자할 바엔 광명 철산 한신을 5채 사라’고 한 후 매수세가 집중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H공인 대표는 “투자자들이 와서 1,000만원씩 가계약금을 건 후, 뒤이어 온 투자자가 수천만원 높은 가격에 산다고 하면 집주인은 1,000만원 얹어 위약금을 돌려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안동에는 일주일 뒤에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집주인이 위약금까지 물어가며 해약하는 경우가 발생해 일대 중개업자들은 중도금 입금일을 당기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안주공9단지는 7월 내 10건 거래됐으며 전용 59㎡ 기준 6월 2억8,000만원에서 7월 3억2,500만원으로 올랐다. 하안동 S공인 대표는 “처음에는 안 팔리던 매물이 팔려 좋았지만, 뒤따라 들어온 실수요자들이 너무 높아진 호가에도 사겠다고 해서 지금은 말리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철산동 H공인 대표도 “광명 매매 시장의 왜곡이 심해지면 지난해 조정지역에 이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광명 이상 과열 현상에는 신규 분양 아파트도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소하동 G공인 대표는 “철산센트럴푸르지오 분양가가 정해지자 이에 맞춰 단지별로 ‘키 맞추기’를 해야 한다며 입주민회의, 부녀회가 조금 낮은 가격대에 나온 아파트를 허위 매물이라고 신고하는 등 담합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장이 이상 징후를 보이자 시당국도 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일대 중개업소 및 아파트 단지에 공문과 문자를 보내 가격 담합 행위를 단속하고 가계약 해약 사태로 인한 분쟁에 유의하라고 안내했다. 광명시청 관계자는 “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겠다고 판단해 먼저 가격 담합에 동참하는 공인중개사부터 단속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명의 이상 현상에 대해 “광명도 주의 깊게 보는 지역 중 하나로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정보도 들어오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체크해야 할 게 많아 아직 규제 지역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명·이완기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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